[수도이전 위헌]한나라, 환영 속 충청권 ‘후폭풍’ 우려

  • 입력 2004년 10월 21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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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21일 헌법재판소의 수도 이전 위헌 결정을 일제히 환영하면서도 충청권의 반발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이날 TV로 헌재의 결정을 지켜본 뒤 “그동안 우리나라 법질서가 무너져 불안했는데 역시 우리나라의 법치주의가 살아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 선고였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또 “지난 탄핵 선고에서도 국민은 승복했는데 이번 선고를 보면서 법치주의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 밝혔다.

당직자들과 함께 국회에서 TV를 시청한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는 “위대한 결정을 내린 재판관에게 감사와 존경의 뜻을 전한다. 여당도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고 따르길 바란다”고 밝히고 여당이 앞으로 민생경제 살리기에 전념해 줄 것을 당부했다.

비주류 의원들이 주축이 된 ‘수도이전반대범국민운동본부’ 소속 의원들도 이날 국회에서 별도의 기자회견을 갖고 “헌재 결정은 노무현 정권이 나라의 장래를 생각하지 않고 정략적 동기로 국가의 근본을 훼손하려는 일방통행적 행위가 잘못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도이전반대범국민운동본부는 28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개최하기로 한 ‘수도이전반대 100만 결의대회’를 ‘서울 아름답게 가꾸기 대회’로 명칭을 바꿔 헌재의 결정을 환영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한편 한나라당은 헌재 결정 직후 국회에서 박 대표 주재로 긴급 주요당직자회의를 열고 수도 이전에 반대해 온 한나라당에 대한 충청권의 민심 이반 가능성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와 관련해 전여옥(田麗玉)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16대 국회에서 신행정수도특별법을 통과시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한나라당의 책임도 있다”며 “충청권 주민들에게도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나라당은 22일 오후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헌재 결정 이후의 대응 방향을 집중 논의하기로 했다.

당내에서 유일한 충청권 지역구 의원인 홍문표(洪文杓) 의원은 “아쉽다”며 “헌재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지만 충청도 민심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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