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이전 위헌 결정이후]성토만 하고 승복않는 與圈

열린우리당은 22일에도 “의회주의와 대의민주주의가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며 헌법재판소의 수도 이전 위헌 결정에 반발했다. 청와대와 정부, 열린우리당 어디에서도 ‘승복’이나 ‘존중’이란 말은 나오지 않았다.

열린우리당 이부영(李富榮) 의장은 22일 상임중앙위원회에서 “무척 당혹스럽고 실망스러운 판결”이라고 전제한 뒤 “국토의 균형발전과 지방분권화, 수도권 과밀화 해소라는 움직일 수 없는 정부 여당의 방침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는 “헌재의 법리를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며 판결의 부당성을 열거한 뒤 “헌법을 수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헌재가 헌법을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김현미(金賢美) 대변인은 “관습헌법으로 인해 성문헌법에 보장된 삼권분립과 국회 입법권이 침해받게 된 데 대해 우려한 회의였다”고 말해 회의 분위기가 불만 일색이었음을 전했다.

전병헌(田炳憲) 의원은 “법치주의의 승리가 아니라 낡은 경국대전의 일시적 승리일 뿐”이라며 “자의적이고 주관적인 기준에 의한 판단”이라고 비난했다. 정장선(鄭長善) 의원은 “국정 운영에 대한 재판관들의 불만이 재판에 영향을 주지 않았느냐”며 헌재가 정치적 결정을 내렸다고 몰아세웠다.

헌재에 대한 비아냥거림도 쏟아졌다. 김 대변인은 “고조선 때부터 대한민국이 유래됐는데 왜 경국대전만 유효한가”라고 했고 윤호중(尹昊重) 의원은 “조선시대 국회의원인지, 대한민국 의원인지 혼란스럽다”고 비꼬았다. 김병준(金秉準) 대통령정책실장은 운영위 국감에서 “특별법을 주도한 한나라당이 헌재 결정에 박수치는 것을 보고 기각된 줄 알았다”고 비꼬듯이 말해 한나라당의 반발을 샀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