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한 6·25납북자 北요원에 피랍

  • 입력 2004년 10월 25일 22시 40분


6·25전쟁 때 납북된 70대 노인이 53년 만에 가까스로 북한을 탈출했으나 중국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북한 국가보위부 요원으로 추정되는 남자들에게 납치됐다.

25일 서울의 납북자가족모임(회장 최성용)에 따르면 납북자 출신인 이주임씨(73·여)가 이날 오후 중국 단둥(丹東)에 있는 한 병원에서 한국 외교통상부에 신병이 인도되기를 기다리던 도중 한국말을 쓰는 남자들에게 납치됐다는 것. 최 회장은 “10월 초 가까스로 북한을 탈출해 중국에 입국했으나 건강이 너무 안 좋아 단둥의 한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입원 중이던 이씨가 25일 오후 병실을 급습한 북한 국가보위부 요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에게 끌려갔다”고 말했다.

가족들에 따르면 6·25전쟁 당시 서울대 의대에 재학 중이던 이씨는 “의료진이 필요하다”는 북한 인민군에 의해 강제로 끌려간 뒤 소식이 끊겼다.

경기 양평군 양서면이 고향인 이씨는 3남3녀 중 장녀로 현재 동생들은 서울과 미국에 모두 생존해 있다.

서울에 사는 조카 이용원씨(34)는 “10월 초 고향마을 면사무소에서 전화가 와 고모가 탈북한 것을 알았다”며 “고모가 기관지수술을 받고 회복하는 단계였는데 이런 일이 발생해 놀라 행방을 수소문했으나 알 길이 없다”고 말했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정세진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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