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승희 "한나라, 기회주의적 무기력증"

  • 입력 2004년 10월 26일 17시 14분


함승희(咸承熙) 민주당 전 의원이 한 때 '정적(政敵)'이었던 한나라당의 환골탈태를 촉구하고 나서 화제다.

함 전 의원은 26일 한나라당 선진화추진위원회가 국회 도서관 강당에서 개최한 '한나라당의 선진화를 위한 국민 대토론회'에 참석, "노무현(盧武鉉) 정권이 실패하면 그 반사적 이득이 저절로 한나라당으로 온다고 기대하겠지만 결코 그렇지않다"며 포문을 열었다. 16대 의원을 지낸 함 전 의원은 총선 낙선 후 지금까지 미국 워싱턴의 조지타운 대학에서 국가안보학 등을 연구하고 있다.

그는 여권의 국가보안법 폐지 및 수도 이전 등을 둘러싼 한나라당 내 이견 노출을 겨냥, "대한민국 유일의 정통 보수 정당으로서 정체성 내지 정치적 이념의 확립이 선결 문제"라며 "한나라당이 최근 보여준 행태는 끊임없이 득표 계산에 기초를 둔 정략적 행태 또는 기회주의적 무기력증이었다"고 지적했다.

함 전 의원은 특히 국보법 폐지를 둘러싼 대처 방향에 대해 "노무현 정권 집권 후 진보 좌파 세력에 의한 코드 정치가 계속되면서 대한민국 역사가 수렁에 처박히고 있는데 한나라당은 줄곧 애매모호한 대처로 자유 민주국가 및 헌법적 이념에 대한 신념이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함 전 의원은 토론회 뒤 기자와 만나 "정치권을 떠났지만 미국에서 연구하며 한국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겨 한 마디했으며 비단 내 생각만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평소 한나라당에 비판적인 시민단체 인사들이 참여, 한나라당에 고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김대중(金大中) 정권 때처럼 현재 한나라당은 반 노무현 정서만으로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착각을 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이 무조건적인 반대를 제외하고 보수적 시각에서 제대로 된 비전을 제시한 게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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