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SOC 투자 문제없나…野 “국민 세금부담만 가중”

  • 입력 2004년 10월 26일 18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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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원내대표가 이날 연기금을 주식뿐 아니라 사회간접자본(SOC)과 교육 및 복지시설에도 투자하고 일정 수익을 정부 재정에서 보전해 주는 연기금 투자 확대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천 대표는 “여유 자금이 200조원인 연기금이 금융기관에만 쌓여 있어 우리 경제의 동맥경화 현상을 야기하고 있다”면서 “연기금을 SOC 등 민간투자사업에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민간투자법을 개정해 투자대상을 SOC와 교육 및 복지시설 등으로 확대하고, 투자 수익 보장을 위해 관련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국회에 계류 중인 기금관리기본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새롭게 주식투자를 할 수 있는 기금은 현행 25개에서 54개로 늘어나고 투자금액도 69조6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그러나 국민연금의 경우 올해 들어 8월까지 1516억원의 주식투자 손실을 입어 수익률이 1.5%포인트 감소했고, 사학연금도 81억원의 손실을 입어 수익률이 2.1%포인트 줄었다. 그나마 이익을 본 공무원연금도 6억원의 수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따라서 주식투자만으로도 운용의 위험성이 제기되고 있는 연기금을 수익성이 떨어지는 교육 및 공공 복지시설 등의 분야에 투자하고, 손실을 정부 재정에서 보전해 준다면 결국 부담이 국민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민간자본을 SOC 사업에 투입했다가 엉망진창이 돼 결국 세금으로 이를 메우고 있다”며 “여기에 연기금까지 투입하겠다는 발상은 무책임하며, 연기금의 주인인 국민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훈기자 dreamland@donga.com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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