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는 이날 상임운영위원회 회의에서 “이제 북한 핵문제 해결이 중요한 만큼 한미동맹 복원이 시급하다”며 “미국 대통령 선거를 계기로 (우리의) 외교안보라인에 대한 일대 정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당 국제위원장인 박진(朴振) 의원도 “향후 대미외교는 불편하고 불안했던 한미관계를 정상화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선 외교안보 분야에서 새로운 진용을 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당의 한 관계자도 “정부는 이라크 파병 결정 때는 우왕좌왕했고 주한미군 감축 문제 등에 관해선 부시 행정부와 계속 마찰을 빚어왔다”며 “일방주의적 한미관계는 시정해야 하지만 훼손된 한미동맹을 복원하기 위해선 정부 내 외교안보 라인의 물갈이가 불가피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구체적인 정비 대상으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지목했다. 정부의 외교 안보 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NSC가 그동안 외교안보 정책 혼선의 진원지였다는 이유에서다.
공세의 타깃은 이종석(李鍾奭) NSC 사무차장에 맞춰지고 있는 분위기다. 한나라당은 “이 차장은 정부 내에서 한미동맹보다 대등한 대미외교를 강조하는 ‘자주파’의 핵심”이라며 이 차장 교체를 줄곧 요구해 왔다.
청와대는 이 같은 야당의 공세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여권 일각에선 부시 집권 2기 행정부의 외교안보 진영이 갖춰지면 자연스럽게 미국측을 상대할 우리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도 조정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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