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이란 정권교체 노릴것▼
▽월스트리트저널=라이스 내정자는 역대 어느 국무장관보다 대통령으로부터 큰 신임을 받고 있다. 16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그를 국무장관으로 지명하면서 “흑백 차별이 심하던 남부에서 우뚝 선 인물”이라고 표현하는 등 이례적인 자상함을 보인 데서도 잘 나타난다.
부시 대통령이 라이스 내정자를 기용한 것은 대통령 자신과 딕 체니 부통령의 일방주의적 세계관을 정책화하기 위해 국무부를 장악하려는 의도라고 백악관과 국무부 관리들은 판단하고 있다.
라이스 내정자는 외교정책을 공부한 ‘중도성향의 학자’ 출신이지만, 정부에 뛰어든 이후로는 전통적인 외교적 접근법에 대해 비난하는 태도를 보여 왔다.
이에 따라 정부 관리들은 이란과 북한에 대해 핵 야망을 포기하도록 하는 다자간 협상론이 빠른 속도로 사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은 이들 두 나라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가하는 동시에 궁극적으로는 정권교체를 위해 압박을 가할 것이다.
중동정책과 관련해 라이스 내정자는 이스라엘의 아리엘 샤론 총리에 대해 개인적으로 못마땅해 하고 있다.
그러나 행정부 안팎에서는 라이스 내정자가 부시 대통령의 뜻을 거슬러가면서까지 샤론 총리와 충돌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동맹국이건 적대국이건 하나의 현실은 받아들여야 한다. 라이스 내정자가 하는 말은 곧 부시 대통령의 말이라는 것이다.
라이스 내정자가 약속을 하면 그것은 그가 확실히 지킬 수 있는 것이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이런 것들을 하지 못했다.
▼北에 더 많은 혜택 줄수도▼
▽뉴욕타임스=부시 대통령과 ‘호흡을 함께하는’ 라이스 내정자는 국무부를 지휘하면서 백악관 시절보다 훨씬 큰 힘을 발휘할 것이다.
그가 국무장관에 취임하면 체니 부통령과 국방부 내 강경론자들의 힘이 더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 일반적이지만, 라이스 내정자를 잘 아는 몇몇 관리들은 ‘라이스 국무장관’은 강경론을 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과의 강력한 유대관계를 업고 ‘대통령의 이름’으로 이란이나 북한과 같은 적대국가들과도 협상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파월 장관은 할 수 없던 일이다. 세계 각국은 파월 장관과의 협상을 더 좋아하겠지만 파월 장관은 부시 대통령과 곧바로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른 나라도 잘 알고 있었다.
이라크전쟁에 대한 동맹국들의 태도에 대해 ‘프랑스에는 벌을 주고, 독일은 무시하며, 러시아는 용서한다’는 표현을 썼던 라이스 내정자는 막상 국무장관이 되면 동맹국들과의 외교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도 상당히 공을 들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북한과 이란 핵문제에 대해 보수파들은 강경대처를 선호하지만 국무부 관리들은 “부시 대통령의 집권 2기 때는 정책담당자들의 성향보다는 향후 벌어질 사태의 전개방향에 따라 외교정책이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유럽 국가들이 주장해온 이란에 대한 포용정책만 해도 한때는 부시 대통령의 측근들이 무시하던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대안이 별로 없기 때문에 유럽의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 한국과 중국의 요구에 따라 북한에 더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정책도 채택될 수 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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