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행정부 내 강경파들은 노무현 대통령이 칠레 산티아고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귀로에 하와이를 방문하면서 숙소 인근의 한국전쟁 참전용사 묘(Punch Bowl National Cemetery)를 그냥 지나친 것에 서운함을 토로했다는 후문이다.
행정부의 한 관계자는 “상당수의 강경파 인사들, 특히 군 출신들은 하와이의 한국전쟁 참전용사 묘가 노 대통령의 숙소 인근에 있는데도 그냥 지나친 것에 대해 상당한 불쾌감을 토로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미 행정부 내에서 한국의 핵물질 실험 처리 방향을 놓고 강경 온건파간에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던 시기에 노 대통령의 로스앤젤레스 연설 내용과 ‘하와이 일’까지 알려지자 강경파 일각에서는 ‘막대기로 우리(미국) 눈을 찌르는 것과 같은 거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기도 했다. 안타까웠다”고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의 하와이 일정은 1박2일이었지만 자는 시간을 빼면 7∼8시간밖에 여유가 없었다”면서 “남미 3개국 순방을 마친 뒤 지친 상태여서 대통령의 공식 일정을 2개로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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