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교수는 지난 22일 자신이 논객으로 있는 인터넷매체 ‘데일리서프라이즈’에 기고한 글에서 “국보법 폐지를 막기 위해 시청 앞에서 법석을 떠는 크리스찬은,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아우성치던 유대 군중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네티즌 “성서도 아전인수”VS “기독교계 반성하라”▽
관련 보도가 나간 29일 이후 동아닷컴에는 700여건의 의견이 달리는 등 갑론을박이 뜨거웠다. 일부 누리꾼들은 “김 교수가 입맛대로 예수를 자기편으로 끌어다 썼다”고 비난을 퍼붓는가 하면, 한편에서는 “김 교수야말로 참 신앙인” 이라고 추켜세웠다.
‘부리’는 “예수는 혁명분자가 아니며 국가보안법으로 죽지도 않았다. 성속의 분리를 주장했던 예수가 로마정권에 항거하는 열심당원이었단 말인가”라며 “예수를 독점하려고 안달을 부리는 것 역시 세속적 욕망일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정호’씨는 “김 교수는 ‘노무현=예수, 노무현 반대자=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외치는 군중’이라고 말하고 싶은가 본데 현실은 그 반대”라는가 하면, ‘daffodilove’는 “김 교수는 쓰레기 같은 정치를 위하여 자신의 영혼까지 팔아가며 선동을 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나’라는 누리꾼은 “김교수의 글처럼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할 기독교가 예수의 이름을 팔아 자신들의 배를 채우는데 혈안이 돼 있다”면서 “이제 우리가 예수를 기독교에서 해방시키자”고 주장했다.
ok1436는 “예수님은 가진자보다 못가진자의 편에 있었는데, 현재의 보수기독단체는 기득권자보다 더 심하다”라고 했으며, ‘Healer’는 “일제시대 군사독재시대 및 현재 한국의 기독교는 권력에 아부하는, 죽은 종교”라고 싸잡아 비난했다.
▽한나라 “친노진영의 기독교 흔들기”▽
한나라당은 30일 “4대 악법 통과를 위해 예수까지 팔아먹었다”며 김 교수를 맹비난했다.
이성헌(李性憲) 제2사무부총장은 30일 오전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친노(親盧) 세력의 기독교 훼손 행위가 극에 치닫고 있다”며 “얼치기 좌파들의 국민 분열 책동에 대해서는 끝까지 투쟁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부총장은 “국보법 폐지 문제를 놓고 얼마나 논리가 다급했으면 예수님까지 끌어들여야 했는지 안타깝다”면서 “70-80년대 해방신학과 민중 신학이 우리 한국기독교계 일각에서 유행했던 시절에도 예수님을 빨갱이라고 공언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 부총장은 이어 “이 사람 표현대로, 세습독재 치하에서 기아에 시달리는 북한 동포들을 위하여 인공기를 태우는 것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외치는 우매한 군중들의 몸부림이라고 치자. 그렇다면 북한동포들을 굶주림과 인권의 사각지대로 몰아넣고 있는 체제를 감싸는 태도는 예수님의 어떤 가르침에 의한 것인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이 부총장은 “불과 얼마전에 유시민의원도 한국기독교를 폄하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바 있다”면서 “계층과 세대를 가르던 사람들이 이제는 종교의 영역까지 세속의 시대착오적 이념의 무기를 들고 침탈에 나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부총장은 “이러한 망동에 대해선 결코 용서할 수도 없고, 방치해서도 안될 일”이라면서 “이른바 4대악법과의 결연한 투쟁에 나서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성토했다.
김형오(金炯旿) 사무총장도 ‘김 교수는 자신의 아집과 편견을 위해 예수를 팔아넘긴 가롯 유다’라고 비난한 포털 사이트 야후의 한 네티즌의 촌평을 소개하며 김 교수 비난에 가세했다.
한편 김 교수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예수가 당대로선 혁명적 사상을 전파하려다가 사상범으로서 기득권층에게 희생당했다는 의미로 ‘빨갱이’에 비유한 것”이라며 “시인으로서 문학적으로 그런 표현을 쓸 수 있는 것인데, 한나라당이 친노 진영 운운하며 편을 가르고 나의 칼럼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최현정 동아닷컴기자 phoebe@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