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 천정배 원내대표가 4대 법안 합의 처리를 위해 한나라당의 일부 양보를 집요하게 설득하고 있지만 박 대표는 요지부동이다. 특히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해 박 대표는 “국보법이 폐지되면 휴전선을 지키는 군인들은 어떻게 하느냐”며 “지킬 가치는 지키겠다”고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밤 일각에서는 회담 타결 가능성을 점쳤지만 회담장 밖에 잠시 나온 박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오늘 힘들겠다”는 말을 거듭했다.
기금관리기본법 개정안 등 ‘한국형 뉴딜’ 관련 법안에 대해서도 박 대표는 여당의 주장을 반박하는 대응 논리를 깨알 같이 적은 메모지를 꺼내 읽으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열린우리당에서는 “박 대표가 똑같은 표정과 목소리로 원칙론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이 4대 법안에 대한 박 대표의 변함없는 신념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융통성이 없는 것은 오히려 여당”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한편 박 대표는 27일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와 오찬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한 대표는 국보법의 대체입법 필요성을 강조했으나 박 대표는 국보법 개정론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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