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힌 정 장관은 2001년 1월 보건복지부 장관이 산하 병원 이사장의 임명을 거부해 일어난 소송에서 정부가 승소한 대법원 판례를 제시하며 “산하 단체장 임명은 주무관청의 권한”이라고 확인했다.
그러나 정 장관의 산하단체 기관장 연임 불가 발언과는 달리 정부는 5월 오영교(吳盈敎) KOTRA 사장, 6월 고석구(高錫九) 한국 수자원공사 사장(현재 수뢰사건으로 구속 중)을 연임 발령한 바 있다.
정 장관은 이날 언론재단 이사회가 열리기 전 박 이사장에게 서동구(徐東九·전 KBS 사장) 씨를 차기 이사장으로 추천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정 장관은 “서 씨가 언론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좋은 생각을 갖고 있고, 과거 KBS 건(2003년 서 씨가 KBS 사장 임명 11일 만에 사퇴한 일)도 있어 박 이사장에게 ‘도와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언론정책고문을 지낸 서 씨를 추천한 것이 ‘코드 인사’가 아니냐는 질문에는 “정부광고 대행 수수료 121억 원 등 정부 재정 지원을 받는 언론재단에 정부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코드(인사)는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박 이사장의 임명을 거부할 경우 서 씨를 다시 추천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제청이 오면 그때 다시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27일 문화부에 자신의 임명제청안을 내려 했던 박 이사장은 이날 오후 “감독관청의 장이 ‘임명 거부’ 의사를 밝히자마자 제청을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아 28일 제청하겠다”고 밝혔다. 박 이사장은 “재단 최고의결기구인 이사회가 결정한 사항을 내가 번복할 수는 없다”며 “문화부 장관이 임명을 거부한다 해도 원칙대로 반드시 임명제청하겠다”고 말했다. 언론재단 현 이사장의 임기는 31일로 만료된다.
한편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는 이날 당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적법절차로 선출된 언론재단 이사장에 대해서도 코드가 안 맞는다는 이유로 사퇴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언론재단 노동조합(위원장 정민)은 27일 노사협의회를 통해 박 이사장에게 연임 의사 철회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연임 반대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노조는 “박 이사장을 포함해 전·현직 임원의 취임을 반대한다”며 박 이사장은 물론 언론재단 부이사장을 지낸 서 씨에 대해서도 취임 반대의 뜻을 밝혔다.
정은령 기자 ryung@donga.com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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