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산발적 충돌=천정배(千正培) 운영위원장은 이날 오전 운영위를 소집해 기금관리기본법과 민간투자법 개정안 상정을 시도했다. 그러자 한나라당 의원들이 뛰어나와 몸으로 저지했고 여야 의원들 간에 잠시 몸싸움이 벌어지고 막말이 오갔다.
여야의 대치가 계속되자 천 위원장은 “원만한 회의 진행을 방해할 경우 국회의장에게 보고해 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말한 뒤 정회를 선포했다. 천 위원장은 이어 김원기(金元基) 국회의장을 만나 경호권 발동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날 저녁 늦게까지 계속된 행정자치위원회에서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법안소위를 열어 과거사진상규명법안을 단독으로 처리했다. 핵심 쟁점이던 조사위원 수를 15명으로 늘리고, 대통령과 대법원장 국회가 5명씩 추천하도록 했다. 열린우리당은 법안을 전체회의에 상정하려고 시도했으나 한나라당의 강력한 반대로 무산됐다. 행자위는 29일 전체회의를 다시 열기로 했다.
▽열린우리당=28일 오전 의원총회에선 예상대로 강경론이 줄을 이었다. 그동안 자제했던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에 대한 공세도 이어졌다. 김현미(金賢美) 대변인은 박 대표를 ‘유신(維新) 공주’에 비유하며 “유신의 망령이 배회하는 것 같은 섬뜩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부지런히 중재 작업을 위해 뛰어다니던 열린우리당 중진들도 올 스톱 상태다. 한 중진 의원은 “박 대표가 당내 온건파의 발을 다 묶어 버렸다”며 “어떻게 될지 나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이날 의장 공관에서 열린 송년 만찬에서 김 의장에게 쟁점 법안의 본회의 직권상정을 요청했다. 이에 김 의장은 “무엇이 가장 적절한 처리인지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유보적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열린우리당이 4인 대표 회담 결렬을 선언한 데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내부 강경파 의원들에게 휘둘려 갈팡질팡한 것이 이번 사태의 핵심이라고 반격에 나섰다. 박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4인 대표 회담’에 대해 “핵심가치를 양보할 수 있겠느냐”며 “우리는 양보를 많이 했으나 저쪽은 양보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쪽은) 강경파 때문에 어렵게 돼 있다. 지도부가 힘들어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국민 전체를 보고 일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영찬 기자 yyc11@donga.com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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