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및 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선진한국으로 가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전략지도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지난 2년 동안 마련해 온 ‘100대 국정과제 로드맵’을 중요도나 우선순위에 따라 자신의 임기 중에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으로 구분하고, 개별 과제별로 추진 속도의 완급을 조절하라는 지시였다.
2003년 2월 참여정부 출범 때 253개였던 국정과제 로드맵은 지난해 상반기에 100대 로드맵으로 한 차례 축약 정리됐었다.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회는 2006년까지 100대 로드맵의 정책화작업을 모두 완료하고 이 중 48개 정책은 임기 안에 실행을 마칠 계획이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남아시아 지진해일 피해국에 일본이 5억 달러를 지원키로 한 것과 관련해 “아주 높이 평가할 만한 일”이라며 “경제력에 현격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한국이 이를 주도하기는 어렵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사고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국내 정치분야에 있어서는 당정분리와 총리중심 국정운영을 양축으로 하는 ‘분권’을 거듭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당정분리 원칙은 국민에게 한 약속이고 정치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서도 중요한 문제”라며 “이 원칙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하고 정무적인 사안은 당을 믿고 맡기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연말 국회에서 국가보안법 폐지나 과거사법 제정이 관철되지 않았지만 이를 현실로 받아들이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그는 또 “대통령비서실은 대통령과제를 중심으로 업무를 추진하면서 총리에 대한 지원 역할도 하라”며 “인사문제도 중요한 결정은 총리와 충분한 사전 협의를 거쳐 총리의 내각통할권을 최대한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여건이 성숙되면 인사권을 아예 총리에게 넘길 생각까지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노 대통령은 대(對)언론 관계에 대해 “건강한 긴장관계와 더불어 건강한 협력관계를 만들어나가자”며 “과거의 비합리적이고 부당한 공생관계로 돌아가지 않으면서 건강하고 원활한 의사소통 관계를 정착시키자”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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