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新)실세로 떠오른 당직자 그룹=박 대표는 주로 분야별 당직자들에게 일을 맡긴다. 공식 라인을 중시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중에서 박 대표의 각별한 신임을 얻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른바 ‘신실세’ 그룹이다.
경제 정책은 이한구(李漢久) 정책위의장과 유승민(劉承旼) 제3정조, 최경환(崔炅煥) 제4정조위원장이 주로 맡고 있다. 유 위원장은 경제 현안 입법과 관련해 박 대표의 ‘호출’을 자주 받는다.
법률 분야에선 법률지원단장인 장윤석(張倫碩) 의원이 뜨고 있다. 장 의원은 박 대표의 정수장학회 관련 법적 문제도 맡고 있다는 후문. 지난해 국가보안법 문제에 대해선 법무부장관 출신인 김기춘(金淇春) 의원과 주호영(朱豪英) 의원 등이 주로 뛰었다.
사의를 표명한 김형오(金炯旿) 사무총장과 진영(陳永) 대표비서실장은 막후 지원 세력으로 남을 전망이다. 진 실장은 지난해 4개 쟁점 법안 협상과정에서 열린우리당과 막후 채널을 가동해 박 대표의 신임을 굳혔다고 한다.
전여옥(田麗玉) 대변인은 당분간 당의 ‘입’ 역할을 전담할 공산이 크다. 박 대표와 수시 접촉함으로써 박 대표의 ‘복심(腹心)’으로도 불린다. 지난해 박 대표의 유일한 특보(디지털)로 임명된 황인태(黃仁泰) 서울디지털대 부총장도 새롭게 측근으로 부상하고 있다.
▽다소 멀어진 소장파 그룹=지난해 출범한 박 대표 체제의 산파역을 자임했던 소장파 그룹과 박 대표 사이에 틈새가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4개 법안에 대해 소장파 그룹이 대표 측과의 사전 조율 없이 국회 상임위 차원에서 덜컥 여야 합의안을 마련한 데 대해 박 대표가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는 것.
당 부설 여의도연구소는 지난해 새 진용을 갖춰 출범한 직후 한때 박 대표 측의 집중 견제를 받았다. 연구소의 일부 간부는 한때 박 대표에 대한 직접 보고 채널에서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연구소가 최근 당 선진화 프로젝트를 총괄하면서 박 대표와 관계를 개선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한 중진 의원은 6일 “박 대표가 지난해 대여 협상을 거치며 중진들의 경륜이 절실하다는 점을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외곽 자문그룹 있나?=박 대표 측은 “비선그룹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당내에선 박 대표가 자문교수단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무성하다. 실제 서울대 등의 이공계 교수 출신 20명 정도가 박 대표의 오랜 자문그룹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월 박 대표가 수도 이전 문제와 관련해 신행정수도특별법의 국회통과에 대해 사과하며 방향 전환에 나선 데도 이들의 조언이 한몫을 했다고 한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