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은 유인도 280개, 무인도 1689개로 전국 도서(島嶼)의 62%를 차지하는 ‘섬의 천국’이다. 내륙과 도서를 합한 해안선 길이는 6431km로 전국 1만2902km의 50%다. 갯벌 면적은 국내 전체(2393km²)의 44%(1054km²)에 이른다.
국내 최대 해양수산지역인 전남이 세계적인 해양 관광지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신해양시대를 맞아 바다에서 ‘기회’와 ‘희망’을 찾기 위해 야심 찬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꿈의 계획’ J프로젝트=전남 서남해안 일대에 복합 해양레저타운을 건설하는 개발사업이다. J프로젝트의 ‘J’는 전남도의 영문 이니셜.
J프로젝트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은 지난해 7월 전남 목포시를 방문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 의해서였다. 노 대통령은 “관광 레저 스포츠 분야에서 천혜의 자원을 갖고 있는 전남에 크게 판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 후보지는 목포시 바로 밑자락인 영암군과 해남군 일대 3200만 평. 다도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화원반도와 인공호수인 영암호가 자리한 곳이다. 올해부터 2016년까지 투자 재원만도 국내외 자본 300억 달러(약 34조 원) 규모다.
J프로젝트는 유럽 최대 휴양지인 ‘코스타 델 솔(Costa Del Sol)’을 모델로 하고 있다. ‘태양의 해안’이란 뜻의 코스타 델 솔은 스페인 남쪽 지중해 연안으로, 40개가 넘는 골프장과 초대형 해양테마파크, 다양한 여행상품 등으로 연간 800만 명이 찾고 있다.
현재까지 그려진 J프로젝트의 밑그림은 30개 골프코스에 빌라 6000채를 짓고 골프코스 가운데 3, 4개는 국제적 규모와 난이도를 갖춘 ‘PGA, LPGA급’으로 만든다는 것.
또 미국의 라스베이거스처럼 호텔과 카지노, 테마파크 등을 조성하고 국제회의를 열 수 있는 컨벤션센터, 노인들을 위한 실버타운, 외국인학교, 병원 등을 두루 갖춰 인구 50만 명의 자족형 국제관광 신도시를 건설한다는 것이다.
이 일대는 동북아 관광 허브의 적지로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2007년 개항할 무안국제공항에서 30km, 서해안고속도로에서 14km, 호남고속철도에서 10km 거리에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전남도 관계자는 “현재 미국과 싱가포르, 유럽, 사우디아라비아 등 4, 5개 외국계 그룹과 투자협의를 벌이고 있다”며 “올해 기업도시특별법에 규정된 관광레저형 시범지역으로 지정되면 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다가 미래다’=다도해 해상국립공원 중간에 위치한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에는 ‘우주센터’ 건설이 한창이다. 150만 평의 우주센터에는 로켓발사대 2기, 발사 통제시설, 로켓 및 위성 조립시설, 추진기관 시험시설 등이 2007년까지 들어선다. 우주센터가 완공되면 우리나라는 세계 13번째로 자체 로켓발사장을 보유한 국가가 된다. 전남도는 이곳에 우주체험관을 건립하고 해상국립공원과 우주센터를 연결하는 해상 유람선도 운항할 계획이다.
섬과 섬, 섬과 육지를 잇는 대역사(役事)도 펼쳐지고 있다. 2020년까지 총사업비 10조71억 원을 들여 연륙 연도교 103개를 건설해 관광상품화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건설된 연륙 연도교는 30개. 올해는 백야대교(여수시 화양면∼화정면·325m), 제2진도대교(해남군 문내면∼진도군 군내면 녹진리·484m), 신지대교(완도군 완도읍∼신지면·830m) 등이 개통된다. 현재 14개 다리가 공사 중이며 8개는 기본설계 및 예비 타당성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해양을 주제로 한 ‘2012년 세계박람회 여수 유치’가 국가계획으로 확정되면서 3년 전 상하이에 져 ‘2010년 박람회’를 내준 여수시가 재도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3월 정부지원 유치위원회와 추진기획단이 꾸려지면 본격 유치전에 나서게 된다. 2012년 박람회의 직접 예상수입은 1조6146억 원으로 전남 동부권의 발전축이 될 전망이다.
호남대 관광경영학과 안종수(安鍾洙) 교수는 “바다를 활용한 대규모 프로젝트는 농도(農道)인 전남의 이미지 변신은 물론 그동안 낙후를 면치 못했던 전남 발전의 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박준영 전남지사 인터뷰▼
박태영(朴泰榮) 지사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지난해 6월 보궐선거를 통해 전남 도정(道政)을 맡게 된 박 지사는 7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남보다 늦게 시작한 만큼 더 열심히 뛰고 있다”고 말했다.
박 지사는 “현재 추진 중인 J프로젝트는 전남 경제를 살리는 견인차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앞으로 후손들의 미래를 보장할 수 있는 유산이 될 것”이라며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는 심정으로 안전하고 국제경쟁력을 갖춘 투자자 그룹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 농도이면서도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끊긴’ 전남의 탈출구로 박 지사는 친환경 농업을 선택했다. 친환경농업에 대한 그의 애착은 거의 철학에 가깝다. 농촌 인구가 감소하고 농산물시장 개방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전남의 농촌을 살릴 수 있는 길은 오직 고품질 친환경농업뿐이라는 것.
박 지사는 “올해가 친환경농업이 본격 추진되는 원년”이라며 “2009년까지 3개 분야 54개 사업에 총 1조799억 원을 투자해 전남을 생명농업의 메카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특유의 자원을 활용한 관광활성화도 박 지사가 추진하는 대표적 정책. 지난해 구성된 ‘섬 관광자원화 추진단’이 추진체이자 동력이다. 박 지사는 “‘건강의 섬’, ‘명상의 섬’, ‘야생동물의 섬’ 등 테마별로 꾸며진 섬을 구경할 날도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올해 도청이 무안군 삼향면 남악리로 옮겨감에 따라 새 전기를 맞게 된다. 연면적 2만3989평에 지하 2층, 지상 23층 규모의 신청사가 6월 준공을 목표로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109년의 광주시대를 접고 올해 무안시대가 열리게 됩니다. 도청 이전을 계기로 21세기 동북아시아 관광의 허브이자 물류 교역의 중심지로 우뚝 서겠습니다.”
광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약력▼
△1946년 전남 영암군 출생
△인창고, 성균관대 정치학과,
성균관대 대학원
△중앙일보 편집국 부국장,
대통령비서실 국내언론비서관,
대변인
△광주민주화운동 유공자 선정
(2001년)
△국정홍보처장
(2001∼2002년)
△전남도지사(2004년∼)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