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새 원내대표에 단독 입후보한 정세균(丁世均) 의원이 24일 찬반투표에서 당선이 확실시됨에 따라 국회 수뇌부 5명 중 경남 출신인 박희태(朴熺太·한나라당 소속) 국회부의장을 제외한 4명이 모두 전북 출신 의원들로 채워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들 4인방은 정 의원을 비롯해 김원기(金元基) 국회의장, 김덕규(金德圭) 부의장, 김덕룡(金德龍) 한나라당 원내대표.
국회 수장인 김 국회의장은 전북 정읍 출신이다. 전주고를 나와 이 지역에서 6선을 지낸 전북 토박이다. 여당의 새 원내사령탑이 될 정 의원은 전북 장수 출신으로 전북 진안-무주-장수-임실에서 15대부터 내리 3선을 한 중진. 정 의원과 호흡을 맞출 한나라당 김 원내대표는 전북 익산 출신으로 한나라당내에서 줄곧 호남을 대표해 왔다. 여기에 전북 무주 출신인 김덕규 부의장까지 가세하고 있다.
이들은 전북 출신이라는 공통점 외에도 원만한 인간관계와 정치적 유연성을 지닌 합리적 온건파라는 특성도 공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파행과 극한 대립의 장이었던 국회가 상생과 타협의 장으로 탈바꿈할 것이라는 다소 성급한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여야 원내사령탑인 정 의원과 김 원내대표는 협상 파트너로서 호흡을 맞춰본 적은 없지만 현안이 생기면 수시로 전화를 걸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눠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두 사람 모두 민주화 투쟁을 주도했던 ‘운동권’ 출신이라는 정서적 유대감도 갖고 있다. 정 의원은 70년대 초반 고려대 총학생회장으로 유신 반대투쟁을 벌였고, 김 원내대표는 서울대 문리대 학생회장으로 1964년 한일협정에 반대하는 6·3 시위를 주도해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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