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갑(韓和甲) 전 대표와 김상현(金相賢) 전 의원 간의 ‘빅 매치’가 성사되느냐, 아니면 김 전 의원이 후보직을 사퇴함으로써 한 전 대표 추대로 가느냐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의원 구성의 불공정성을 주장하며 전당대회 연기를 주장해 온 김 전 의원은 휴일인 30일 전남 지역을 순회하며 표밭 훑기를 계속했다. 그러나 김 전 의원의 측근들은 29일 밤 긴급회동을 갖고 “김 전 의원이 후보를 사퇴해야 한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들은 “전국 243개 선거구 중 대의원이 한 명도 없는 선거구가 24곳, 10명 이내 선거구가 26곳에 달한다”며 “이렇듯 불공정한 전당대회를 치를 수는 없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에 대해 김 전 의원은 “매우 중대한 사안인 만큼 내게 맡겨 달라”고 일단 진정을 시켰지만 후보 사퇴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현재까지의 판세는 한 전 대표의 우세 속에 김 전 의원이 추격하는 양상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김 전 의원이 뒤늦게 경선전에 뛰어든 데다 당의 주력에 해당하는 박상천(朴相千) 전 대표 등 정통모임 소속 전 의원 16명이 28일 한 전 대표 지지를 공개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박 전 대표는 26일 저녁 한 전 대표와 회동해 “전당대회에서 열린우리당과의 합당 반대 결의문을 채택하고, 화합형 인사를 단행할 것”을 요구했고 이를 한 전 대표가 수용함으로써 한 전 대표 지지 쪽으로 선회했다는 후문이다.
최근 불거져 나온 김효석(金孝錫) 의원의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인선 파동으로 당 내에 강경 분위기가 지배적인 것도 김 전 의원 측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이제 ‘빅 매치’의 성사 여부는 김 전 의원이 후보를 사퇴할 것인지에 달려 있는 셈이다.
김 전 의원은 3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ARS 조사 결과 82%의 응답자가 전당대회 연기에 동의했다”면서도 “국민과 당원을 상대로 한 전당대회에 감정이 개입돼서는 안 된다”며 후보 사퇴 여부에 대해 즉답을 피했다.
민주당 한화갑 대표와 김상현 전 의원 발언록 | ||
한 대표 | 쟁점 | 김 전 의원 |
-“지금까지 한번도 민주당을 떠나본 적이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여당이 지지율 회복을 위해 정략적으로 합당을 추진하는 것은 속임수다.” | 열린우리당과의합당 또는 연정 | -“지지율이 더 떨어질 수 있으므로 당장 열린우리당과 합당하는 것은 반대다.” -“그러나 합당 반대를 못 박는 것은 적절치 않다.” |
-(한 대표 측근) “김상현 전 의원이 대표 출마를 포기해도 전당대회는 예정대로 열릴 것이다.” | 2월 3일 전당대회 연기 | -“대의원 선정 등의 문제가 있어 전당대회를 2∼3개월 미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경선 출마를 하지 않을 수 있다.” |
윤영찬 기자 yyc11@donga.com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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