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 포커스]박해식/독도방문 외교부의 반대

  • 입력 2005년 2월 2일 1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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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동안 독도를 순시하려던 허준영 경찰청장의 계획에 대해 외교통상부가 “일본과 외교 분쟁을 일으킬 소지가 있다”며 반대한 사실을 두고 누리꾼(네티즌)들 사이에 여론이 들끓고 있다. 허 청장은 외교부의 입장을 받아들여 결국 독도 방문을 포기했다.

이 소식이 알려진 1일 이후 외교부 홈페이지를 비롯한 각종 인터넷 게시판은 외교부의 ‘저자세’를 비난하는 글로 도배되다시피 했다. 누리꾼 ‘정이균’ 씨는 “만일 일본이 막강한 해상자위대로 독도를 원천봉쇄한 뒤 자기네 땅이라고 우긴다면 국제 분쟁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며 “그때 가서도 외교부는 ‘우리가 나서면 일본의 손을 들어주는 꼴이니 무대응으로 나가겠다’고 말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외교부를 차라리 ‘왜교부(왜놈에게 교태 부리는 부서)’로 개명하라는 비아냥거림도 있었다. 누리꾼 ‘cbs0770’은 “매사 남의 나라 눈치만 보는 외교부를 이번 기회에 폐지하자”고 다소 과격한 주장을 펴기도 했다.

물론 외교부가 합리적 판단을 내렸다고 두둔하는 의견도 없지 않다. 누리꾼 ‘최세영’ 씨는 “일본이 노리는 것은 독도의 영토 문제를 세계적 이슈로 만드는 것”이라며 “그들의 잔꾀에 넘어가지 말고 감정보다 이성으로 현실을 보자”고 호소했다. ‘junnmm’이라는 누리꾼도 “일본과 분쟁을 일으키지 않고 시간이 흐른다면 독도는 자연스레 우리 땅이 된다”고 거들었다.

외교부는 지난해 김선일 씨 사망 사건 이후 여러 차례 누리꾼들로부터 집중 포화를 받은 바 있다. 남아시아 지진해일(쓰나미) 때는 한국인 피해자 파악 및 구호 활동을 무성의하게 했다는 이유로, 주러시아 한국대사관이 외교활동비를 적절치 못하게 사용했다는 감사원 발표 때는 도덕성이 해이됐다는 이유로, 그리고 중국 측의 한나라당 의원 기자회견 저지 때는 지나치게 ‘소국(小國) 외교’를 한다는 이유로 각각 누리꾼들의 원성을 샀다.

이렇듯 외교부가 관심의 초점이 되는 것은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에 대한 일반의 기대치는 부쩍 높아진 반면 외교 현실은 그에 못 미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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