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全大 ‘합당반대 결의안’ 10초만에 통과

  • 입력 2005년 2월 3일 18시 15분


민주당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김상현 후보(왼쪽)와 한화갑 후보가 3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손을 잡고 대의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민주당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김상현 후보(왼쪽)와 한화갑 후보가 3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손을 잡고 대의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3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는 당원과 참관인 7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히 치러졌다. 민주당의 전당대회는 2003년 11월 28일 이후 1년 2개월 만에 열렸다.

전당대회장은 열린우리당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 대한 성토와 비판으로 가득했다. 첫 안건은 관심의 초점인 합당반대 결의안이었다. 당 대표 경선 전 정오규(鄭吾奎) 부산시당위원장이 ‘합당반대 결의안을 채택하자’고 제안 설명을 하자 대회장 곳곳에서 “찬성! 찬성!”이라는 고함이 쏟아졌다. 당 대표 선거에 나선 한화갑(韓和甲) 전 대표와 김상현(金相賢) 전 고문이 모두 결의안에 찬성한 상황인 만큼 결의안은 재청과 삼청을 거쳐 단 10초 만에 통과됐다. 대의원들은 합당을 하거나 당을 해산하려면 또다시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는 내용의 ‘권한 위임의 건’까지 통과시켜 합당 논란에 쐐기를 박았다.

이번 결정은 4월 재·보궐 선거 전 과반 의석이 붕괴될 가능성이 높은 열린우리당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이를 예감한 듯 이날 전당대회에는 열린우리당 인사들은 한 명도 참석하지 않은 반면 자민련 김학원(金學元) 대표,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 최고위원 등은 참석해 전당대회를 축하했다.

이어 실시된 당 대표 선거에선 예상대로 한 후보가 압승했다. 한 신임 대표는 현장에서 투표한 대의원의 82%, 그리고 전당대회에 참석하지 못한 채 우편으로 투표한 후원당원까지 포함해 87.3%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한 대표는 당선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통령 후보감을 영입하는 데 주력하겠다”며 외부인사 영입을 당의 최우선 과제로 선언했다. 그는 또 “고건(高建) 전 국무총리에게 입당 의사를 간접적으로 타진해 본 적이 있다”는 사실도 털어놓았다. 하지만 그 결과에 대해선 “아직…”이라며 짧게 대답했다.

그는 또 개헌론에 대해 “개헌은 앞으로 반드시 필요하다. 개헌 논의를 위해 5당 대표회담이든지 5당 간의 협의 채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내주 초 부대표 3∼5명을 지명해 새 대표단을 구성할 방침이다. 부대표에는 신낙균(申樂均) 현 대표대행, 이용삼(李龍三) 전 의원, 정오규 부산시당위원장, 지용호(池龍鎬) 전 서울시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최호원 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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