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과거사에 대해서는 이달 말 정수장학회 이사장직 사퇴를 계기로 연결 고리를 끊는다는 복안이다. 이후 과거사 문제에 대해 한층 선명한 대응 기조를 택할 전망이다. 당내 분위기도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의 인기가 높은 만큼 “당당하게 맞서라”는 주문이 우세하다.
설 연휴 직전 개봉된 영화 ‘그때 그 사람들’의 파괴력이 당초 우려에 훨씬 못 미친다는 자체 분석도 정면 대응 방침을 굳히는 데 일조했다는 후문이다.
당 내부를 향해서도 마찬가지. “대표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연찬회 때의 각오는 당 안팎을 모두 겨냥한 것이라는 게 전여옥(田麗玉) 대변인의 설명. 전 대변인이 연찬회 직후 당내 비판세력을 향해 “국민들이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뺑덕 어미 보듯 할 것”이라고 독설을 뱉은 것도 박 대표의 의중과 무관하지 않다.
박 대표는 조만간 구성될 당 혁신위원회 위원장직을 직접 맡아 당 쇄신 작업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상당수 의원들의 반대로 제동이 걸린 당명 개정 문제도 기회를 보아 불씨를 살리기로 정리했다.
북한의 핵 보유 선언이 박 대표에겐 흐트러진 당 분위기를 다잡고 리더십을 세우는 데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안보 중시라는 당 정체성과 맞물려 있는 만큼 계파를 불문하고 한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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