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은 국회에도 ‘발등의 불’이다. 국정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국회는 당연히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어제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여러 의원이 북핵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열린우리당과 정부는 당정협의를 했다. 국회가 사안의 시급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신호이기는 하지만 결론 없는 질의응답과 의견 교환 차원의 협의로는 부족하다.
국회는 국가적 고민을 해결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유권자에게 구체적으로 보여 줘야 한다. 북핵 같은 중대한 도전에 맞서 한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면 국민이 국회에 무얼 기대할 수 있겠는가. 국회가 중심을 잡아야 북한의 무모한 선택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되고, 만에 하나 미국이 우리의 의지에 반하는 정책을 추진하려 할 경우 제동을 걸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국회는 여야를 아우르는 큰 시각으로 사태를 파악해야 한다. 북핵 문제를 정쟁(政爭)이나 당리당략(黨利黨略) 실현의 기회로 활용하려는 소아병적 접근은 금물이다. 다른 정당의 태도를 비난하거나 특정 장관의 사퇴를 주장해 혼란을 가중시키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당의 노선이나 정부와의 관계에 연연해 소신을 굽히는 비겁한 의원도 없어야 한다.
마침 한나라당이 의원 전원의 이름으로 북한의 핵 포기를 촉구하고 정부의 비상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일본 국회도 어제 북핵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최소한 국회 차원의 결의안이라도 만들어야 한다. 정부가 고민에 빠져 결단을 내리지 못할 때 국론을 결집해 해법을 제시할 책임은 국회에 있다. 정당별로 갈려 떠들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 당파(黨派)를 초월해 북핵 대책을 세우고 국민 앞에 제시해야 한다.
구독 49
구독 3
구독 74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