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3선인 이 의원은 질문 서두에서 노 대통령의 ‘조정력 미흡’을 지적하고, 노 대통령에게 반대자를 다독거리는 도량을 보일 것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지금 우리 사회는 갈등과 분열이 심해서 나라의 성장과 발전이 저해될 지경에 놓여 있다”며 “노 대통령은 시대의 흐름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을 가지고 있지만, 조정력에 있어서는 미흡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국론이 분열된 시대에 정치 지도자가 갖춰야 할 핵심 자질은 개혁 의지 못지않은 유연한 조정 능력이며 대중보다 ‘반걸음’만 앞서 나가면서 끊임없이 이해와 협조를 구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그는 또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더 많은 조정 노력을 기울이며, 초당적으로 여야 정치인과 언론인 등 다양한 계층으로부터 폭넓은 의견을 듣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정 의원은 “이제 남 탓을 하지 말자”며 열린우리당의 반성을 촉구했다.
그는 △집권당으로서 국민에게 무엇을 보여줬는지 △개혁 조급증에 걸리지 않았는지 △국민을 설득하기보다 따라 오라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는지 △지지층만 생각하고 국민 전체를 생각하는 일에 소홀하지 않았는지 △국회 과반 의석의 힘을 믿은 나머지 대화와 타협에 소홀하지 않았는지 따져볼 것을 주문했다.
정 의원은 또 “정부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가 지금까지 여러 번 최고와 최저를 오간 것은 어느 면에선 불안정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라며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성적표는 10점 만점에 약 4.47점”이라고 최근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비판했다. 이어 정 의원은 “야당과 언론의 비판에 개의치 않고 역사의 평가에 맡기겠다는 노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기대도 하지만, 독선의 징후가 보인다는 우려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열린우리당 이화영 의원은 대정부질문 원고에서 청와대 인사시스템의 폐쇄성을 지적하고 불법 대선자금 문제로 구속된 기업인과 정치인의 전면적인 사면, 복권 필요성을 주장했으나 실제 질문에선 이 부분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