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홈피 주민번호 노출 방치… 개인정보 보호 ‘구멍’

  • 입력 2005년 2월 15일 18시 13분


지문날인반대연대와 정보인권활동가모임의 조사 결과 주요 공공기관 100곳 중 33곳의 홈페이지에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단체 회원들은 15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연합
지문날인반대연대와 정보인권활동가모임의 조사 결과 주요 공공기관 100곳 중 33곳의 홈페이지에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단체 회원들은 15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연합
A 씨(57)는 올해 1월 의견을 내기 위해 모 국가기관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 접속했다. 안내에 따라 주민등록번호를 적고 글을 남겼다. 얼마 후 게시판에 자신의 주민등록번호가 그대로 노출돼 있는 것을 확인하곤 게시판에 ‘주민등록번호 공개되는 것 아니죠?’라는 글을 다시 올렸지만 그의 주민등록번호는 계속 방치됐다.

상당수 공공기관의 홈페이지에 이처럼 개인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시민단체인 지문날인반대연대와 정보인권활동가모임은 15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정자치부 국가정보원 등 주요 공공기관 홈페이지 100곳을 점검한 결과 34곳에서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해당 공공기관은 이 외에도 검찰청, 공정거래위원회, 교육인적자원부, 국민건강보험공단, 국방부, 국세청, 국회, 문화관광부, 법무부, 병무청, 보건복지부, 재정경제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등이다.

노출 유형은 진정, 고발 등 민원을 접수하는 과정에서 남긴 개인정보가 방치된 경우(24곳)가 가장 많았다. 이어 실명 확인 등을 목적으로 수집한 주민등록번호가 프로그램 오류 등으로 노출된 경우(4곳), 공개돼서는 안 되는 관리자 화면이 공개돼 노출된 경우(10곳) 등이었다.

이들은 “해당 기관에 개인정보 삭제와 재발 방지를 요구했으며 절반 이상이 이를 수정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행자부 전자정부국 최월화(崔月和) 전략기획과장은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정부의 인식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 감시를 강화하고 징계 수위를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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