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현 신임 주미대사 회견… 北核문제는 “곤혹스럽다”

  • 입력 2005년 2월 15일 18시 17분


홍석현 신임 주미 대사는 15일 서울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첫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 핵 문제와 한미관계 등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장차 유엔 사무총장직에 도전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전영한 기자
홍석현 신임 주미 대사는 15일 서울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첫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 핵 문제와 한미관계 등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장차 유엔 사무총장직에 도전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전영한 기자
“주미 대사는 엄중한 자리이며 맡겨진 책무가 막중하다고 생각한다.” “적당한 시점에 정부가 도와준다면 (유엔 사무총장 도전의) 꿈을 갖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홍석현(洪錫炫) 신임 주미대사는 15일 서울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첫 기자회견을 갖고 다소 상반된 소감을 밝혔다. 특히 유엔 사무총장직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힌 데 대해 회견장 주변에서는 “주미 대사가 유엔 사무총장으로 가는 징검다리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홍 대사는 이날 회견에서 북한의 핵 보유 주장 및 6자회담 무기한 불참 선언에 대해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한다면 정부가 선택하고 활용할 수 있는 효과적 대안은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 정책 공조”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핵 보유 주장에 대해선 “당혹스럽다” “상당히 곤혹스럽다” “상당히 실망스럽다”는 표현을 여러 차례 사용했다.

대북(對北) 접근 방법과 관련해 그는 “외교 현실에서는 당근과 채찍이란 두 수단이 존재하지만 최고의 말(馬) 조련사는 당근보다 (더 달콤한) 각설탕만 사용하고, 가장 수준 낮은 조련사는 채찍만 사용한다고 한다”며 “우리는 일류 조련사를 지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 개발이 일리 있는 측면도 있다’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지난해 로스앤젤레스 발언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 발언이지만 그 역사적 배경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으면 예측 못한 시점의 예측 못한 발언이라고 판단하는 시각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동맹의 재조정과 관련해 “한미 간에 새로운 관계가 설정되면서 서로 감정이 상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사회에서는 반미 감정이 표출되고, 미국 일부에서는 (한국에 대한) 배신감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감정의 앙금을 잘 처리하는 것이 자신의 임무라고 그는 덧붙였다.

한편 그는 “1999년 조세포탈 혐의로 구속 기소됐던 전력이 대미 외교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겠느냐”는 물음에 대해 “고약한 질문”이라며 “미국 당국으로부터 어떤 얘기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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