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17일 김우식(金雨植)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인사추천회의를 열어 송광수(宋光洙) 검찰총장과 이용섭(李庸燮) 국세청장의 후임 후보자를 2, 3배수로 압축한 뒤 그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김종민(金鍾民) 청와대 대변인이 16일 밝혔다. 청와대는 복수후보 발표 후 내부 검증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재가 절차를 거쳐 다음 주 초 차기 검찰총장과 국세청장 내정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송 총장은 4월 2일 2년 임기가 끝난다. 국세청장은 임기가 없으나 이 청장이 2년 정도 근무한 만큼 검찰총장과 함께 교체키로 청와대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지난해 12월부터 검찰총장과 국세청장 후보자를 면밀히 검토해 왔다.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차기 검찰총장의 경우 사법시험 15, 16회의 현직 고검장급 인사 5, 6명을 후보로 올려놓고 검토해 왔다”며 “내부 의견을 종합한 결과 김 고검장 쪽으로 기운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검찰총장 인선 과정에서는 각 권력기관장의 지역 안배 문제도 상당히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취임한 허준영(許准榮) 경찰청장이 대구 출신이고, 국세청장 후보로는 경남 사천 출신인 이주성 차장이 1순위로 꼽힘에 따라 검찰총장은 전남 여수 출신인 김 고검장 쪽으로 기울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노 대통령과 사법시험 동기인 사시 17회에서 차기 검찰총장을 선택하는 문제도 검토했으나, 그 경우 사시 15∼17회의 현직 검찰 간부 10여 명이 한꺼번에 옷을 벗어야 해 검찰 조직이 크게 동요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 같은 방안을 배제했다.
17일 발표되는 검찰총장 후보자에는 김 고검장 외에 이정수(李廷洙·충남 서산) 대검 차장, 서영제(徐永濟·충남 서천) 대전고검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세청장 후보자로는 이 차장 외에 전형수(田逈秀) 서울지방국세청장, 김정복(金井復) 중부지방국세청장 등이 거론된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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