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 2년의 평가와 과제=노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에 대해서는 57.6%가 ‘이전과 차이가 없다’고 답했으나 ‘긍정적으로 변했다’는 응답도 32.2%로 비교적 높았다. 부정적으로 변했다는 응답은 5.2%에 그쳤다. 올해 국정운영 기조로 실용주의를 강조한 게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현 정부 출범 당시 가장 기대를 모았던 ‘서민중심 정치 및 일반국민의 정치참여 확대’는 기대에 못 미쳤다. 2003년 2월 22일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34.7%가 이 분야에 대해 가장 큰 기대를 걸었으나 이번에는 19.3%만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2년 전 16.6%가 기대를 걸었던 ‘부정부패 척결’에는 22.3%가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답해 기대보다 성과가 높다고 평가했다.
2년 전 조사에서 국민들이 가장 우려한 ‘무리한 개혁 추진으로 사회 불안정’(21.8%)과 ‘여야 갈등 및 정치 불안정’(19.4%)은 아직도 25.4%와 28.2%로 가장 큰 문제로 꼽혔다. 반면 ‘대미관계 악화 및 한반도 긴장고조’에 대한 우려는 18.6%에서 4.8%로 떨어졌다.
빈부격차는 지난 2년간 ‘더 커졌다’가 58.2%인 반면 ‘줄었다’는 4.9%에 불과해 현 정부가 강조해온 분배정책은 냉담한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집값 안정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정책에는 55.5%가 ‘잘한다’, 34.1%가 ‘잘못한다’고 대답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30대와 화이트칼라층에서 높았다.
올해 국정운영의 최우선 과제로는 ‘경제회복’(67.2%)과 ‘빈부격차 해소’(8.2%) 등 경제 문제 해결이 정치개혁(7.0%) 등 다른 분야를 압도했다.
▽정국 현안=응답자의 절반 이상(58.4%)이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에 찬성했다. 여성(50.3%)보다는 남성(66.8%)이,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찬성 비율이 눈에 띄게 높았지만 직업과 연령, 지역에 관계없이 찬성 쪽이 많은 편이었다.
북한의 핵 보유 선언에 대해서는 43.1%가 ‘불안하다’고 한 반면 55.9%는 ‘불안하지 않다’고 응답해 북핵 위기 체감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50대 이상은 58.2%가 ‘불안하다’, 40대 이하는 60% 이상이 ‘불안하지 않다’고 답해 연령대에 따라 체감도가 확연히 달랐다.
남북정상회담 개최에는 87.8%가, 대북문제 해결을 위한 대북특사 파견에는 75.0%가 찬성했다. 국민 대다수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돌파구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합당설, 한나라당과 자민련의 보수연대론 등 정계개편에는 47.6%가 ‘필요하다’, 34.1%가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국민의 절반가량이 현재의 정당 구도에 변화를 바라고 있는 셈이다. 지역별로는 충청(57.0%)과 호남(52.9%)이, 지지 정당별로는 한나라당(44.0%)보다 열린우리당(56.5%)과 민주당(60.3%) 지지자가 정계개편에 공감했다.
▽정당 지지도=한나라당(30.1%)과 열린우리당(29.1%)이 오차 범위에서 접전을 벌였다. 지난해 12월 23일 조사와 비교하면 한나라당 지지율은 변화가 없는 반면 열린우리당은 4.2%포인트 올랐다. 민주노동당은 16.9%에서 14.5%로 약간 떨어졌고, 민주당은 4.6%에서 5.1%로 미세하게 올랐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질문 내용과 상세한 결과는 동아닷컴(www.donga.com) 여론조사 자료실에서 볼 수 있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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