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원희룡(元喜龍) 의원은 이날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주 초 북한 유엔대표부의 한성렬 차석대사와 우리 측 대표가 직접 만나 북한의 핵 보유 선언 및 6자회담 재개 등에 관해 협의했다”고 주장했다.
원 의원은 전체회의 후 기자와 만나 “우리 측 대표는 위성락(魏聖洛) 주미 정무공사(워싱턴 주미 대사관 근무)”라고 밝히고 “당시 한 대사는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정책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협상에 나갈 수 없다’며 6자회담과 다른 협상의 틀과 내용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우리 측에) 보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또 “정부에선 이런 것들을 토대로 이번 북한의 핵 보유 선언이 협상용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 같다”면서 “남북 핵심 당국자끼리 얘기했으므로 깊숙한 얘기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정동영(鄭東泳)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 겸 통일부 장관은 이날 “정보에 관련된 상황이라 답변할 수 없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했으나 그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았다.
이번 뉴욕 접촉은 북측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북측이 핵 보유 및 6자회담 무기한 불참 선언을 한 뒤 며칠 만에 남북간 접촉을 요청해온 의도와 배경에 대해 정부 당국이 면밀한 분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정 장관은 북한의 비료 50만t 지원 요청에 대해 “비료지원을 6자회담과 연계시키지는 않겠다”며 “(지원 여부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론 낸 것은 없으며 남북 당국간 대화가 되면 그 테이블에서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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