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의원 “한나라당 정신차려야 한다” 전문

  • 입력 2005년 2월 22일 16시 47분


첫째, 한나라당이 한나라당의 이름으로 노무현 대통령에게 격려편지를 보낸다는 내용의 보도를 접하고 깜짝 놀랐다. 야당이라 하더라도 대통령의 특정정책에 대해서 잘한 것은 잘했다 하고 못한 것은 못한다고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엄혹한 현실을 뒤로 돌리고, 느닷없이 제일야당이 대통령에게 격려의 편지를 보낸다는 뚱딴지같은 발상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다.

우리는 얼마 전 제천 연찬회에서 당이 나갈 길과 지도부의 무능력한 지도력에 대해서 비판과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은 당내외의 현실에 대해서 좀더 냉정한 자기반성과 대안제시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얄팍한 온정주의로 국민을 현혹시키려고 하는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짓을 하고 있다.

지금 노무현 대통령에게는 북핵문제, 경제문제와 실업자문제 서민생활파탄등에 대한 책임을 물어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 이것을 포기하는 것은 야당되기를 거부하는것이고, 무슨 이야기를 하더라도 국민들 눈에는 눈가림을 통해 한나라당에 쏟아지는 비판을 일시나마 모면하려는 한심한 작태에 불과하다.

당은 이 웃음거리 작태를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

둘째, 수도이전의 위헌결정이 아직도 귓전에 쟁쟁하게 울리는데 이 무슨 날벼락인가?

국토의 균형발전과 수도권 인구집중에 대한 적절한 대책과 나라에 중심지대인 충청권을 발전 시킨다는것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의를 달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지역인 공주 연기 지역에 10조에 가까운 돈을 투자해서 중앙에 있는 행정부처의 거의 전부를 옮긴다고 하는 발상은 수도이전과 무엇이 다른 발상이란 말인가.

한나라당은 16대 국회에서 수도이전 결정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누차 사과한바 있다. 또한 지난번 수도이전 파동에서 한나라당의 당론은 반대였다. 비록 국민들 앞에 수도이전반대 투쟁은 못했을망정 수도이전이 옳지 않음은 역설한바 있다.

중앙부처의 거의 전부를 옮긴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수도이전 위헌판결을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하는 것을 왜 모르는가. 충청권을 정당이 당리당략의 재물로서, 또 정당의 선거전략의 일환으로 더 이상 이용해서는 안 된다. 충청지역 뿐만 아니라 전국을 각 권역별로 특화시켜서 행정구역계편과 동시에 지역개발을 하자는 국토지역 종합대책이 나와야지, 수도권 인구를 분산한다는 명목으로 특정지역에 행정부처를 이관해 도시를 건설한다는 것은 기존 서울의 기능을 마비시키고, 국제경쟁력을 저하시키며, 이미 국제브랜드로 자리잡은 유일하게 가치있는 상품인 서울을 파괴하려는 비열한 수작에 불과하다.

여기에 한나라당이 수도서울을 지킨다고 하는 확실한 의지를 표명하고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정부의 대책을 요구해야한다.

다만 여기에서 특정지역을 염두하고 그 지역을 개발하지 않으면 마치 정치적으로 큰일이나 나는 것처럼 난리를 피울 필요는 없다.

수도 이전 계획은 그 지역 특성에 맞게 개발하면 되는 것이지 궂이 그것을 수도에 준하는 도시로 건설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나는 이미 국토종합개발을 위한 행정구역 개편안을 제시한바 있다.

어떤 이유로도 수도에 준하는 행정부의 대폭이전은 반대한다.

한나라당은 이점에 대해서 확고한 입장을 지켜주기 바란다.

세 번째, 당내 민주화는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가.

이상 제기했던 두가지 문제만 해도 즉각 의총을 열어야 할 사안이 아닌가.

제천 연찬회의 후속대책에 대해서, 당 지도부는 의총을 열어 보고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당에 대한 충정의 발언을 연찬회가 끝나자마자 친박이니 반박이니 하며 당을 분열로 몰고 가려는 자들의 음모를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한나라당이 국민들에게 사랑받고 신뢰받게 하기 위해서 비판하고 충고하는 것이다.

튼튼한 몸을 만들기 위해서 가혹한 훈련을 받는 병사들을 보라. 그들이 그 훈련을 통해서 자신을 단련하고 좋은 병사가 되는 것이 아닌가.

한나라당도 당 안팍의 비판을 통해서 건전하고 튼튼한 야당의 길을 걸어야 한다. 비판을 봉쇄시키고 분열로 오도하고, 비판을 패가름으로 매도하는 것은 이후 건전한 야당이 되는 것을 포기하고 야당을 특정인의 사당으로 전락시키는 불순한 의도이다.

당은 즉각 의총을 소집해서 긴급하게, 국내외 정세에 대한 현안대책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

당내 민주화는 당을 건강하게 하고 국민에게 사랑과 신뢰를 받는 원천적인 힘이 된다는 것을 지도부는 잊지 말아야 한다.

걸핏하면 친박이니 반박이니 해서 의원들을 패 가르려 하지 말고, 친박이든 반박이든 당을 위해서 하나가 되자고 호소해야 한다. 당내 외 현안에 대한 깊은 토의를 위해 즉각 의총소집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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