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조건되면 6자회담 복귀”

  • 입력 2005년 2월 22일 17시 52분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은 21일 “유관측(국)들 공동의 노력으로 6자회담의 조건이 성숙된다면 어느 때든지 회담 탁(테이블)에 나갈 것”이라며 “미국이 믿을 만한 성의를 보이고 행동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2일 “김 위원장이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으로부터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구두 친서를 전달받았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6자회담에 대한 종전의 강경한 태도에서 한 발짝 물러난 것이지만 핵 문제에 대한 북-미 간의 견해차가 여전히 큰 만큼 회담의 조속한 재개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이 통신은 또 김 위원장이 “조선반도 비핵화를 견지할 것이며 대화를 통하여 (핵 문제를) 평화적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6자회담을 반대한 적이 없으며 회담의 성공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후 주석은 김 위원장에 대한 구두 친서에서 “중-북 쌍방이 한반도의 비핵화 실현과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 입장을 견지하며 6자회담을 통해 핵 문제와 북측의 합리적인 우려를 해결하는 것이 중-북 쌍방의 이익에 부합된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을 방문하고 이날 중국 베이징(北京)에 돌아온 왕 부장은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는 조건들은 여러 당사자의 성의와 더 많은 행동”이라고 밝혔다.

왕 부장과 동행한 닝푸쿠이(寧賦魁) 한반도문제 담당 대사는 “상황이 여전히 아주 복잡하다”고 밝혀 6자회담 재개가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날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장관은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서 “10일 북한 외무성 성명은 6자회담 불참에 중심을 두었는데, 이번 김 위원장의 언급은 조건을 내걸었지만 회담 참가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긍정적 메시지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국대사는 이날 오전 한국외국어대 총동문회 초청으로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행한 강연에서 “6자회담은 북한이 국제사회에 참여하기 위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며 그 첫 단계는 바로 핵프로그램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베이징=황유성 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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