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제 2008년부터 폐지…자녀 어머니姓 쓸수 있어

국회는 2일 본회의를 열고 호주제를 폐지하는 내용의 민법 개정안 등 100여 개 안건을 통과시켰다. 다음은 본회의를 통과한 주요 법안의 요지이다.

▽민법 개정안(호주제 폐지안)=호주제를 2008년 1월 1일부터 폐지하고 호적 대신 새로운 신분등록제를 사용하게 된다. 부부가 결혼 전에 합의하면 자녀가 어머니의 성을 따를 수 있고, 부모와 성이 다른 재혼 가정의 자녀도 법원의 허가를 받아 성을 바꿀 수 있다. 15세 미만의 양자를 입양하면 신분등록부에 양부모의 친생자로 기재해 법률상 친자녀와 똑같은 권리를 부여한다. 이 밖에 같은 성의 남녀라도 8촌 이내의 혈족이 아니면 결혼을 할 수 있도록 동성동본 금혼제도도 폐지됐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쌀소득보전기금법 개정안=올해부터 추곡수매제를 폐지하고 쌀 목표가격제를 도입한다. 정부가 쌀 한 가마에 대한 목표가격을 정한 뒤 시장가격이 그보다 낮으면 차액의 85%를 농가에 지급한다. 정부는 대신 목표가격을 정할 때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쌀 농가들은 올해 쌀값이 15%가량 급락해도 16만5000원 이상의 소득을 보장받는다. 정부는 또 국민들의 안정적인 식량 확보를 위해 600만 섬가량의 쌀을 시장가격에 매입해두는 공공비축제를 도입한다.

▽채무자회생파산법(통합도산법)=회사정리법, 화의법, 개인채무회생법을 하나로 묶어 법체계를 일원화했다. 급여소득자 등 정기수입이 있는 채무자에게는 파산절차를 통하지 않고도 채무를 조정할 수 있는 개인회생제도를 도입해 파산선고로 인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했다. 채권자가 개인 채무자의 변제 계획에 이의를 제기하면 채무자는 3000만 원 한도 내에서 채무액의 3∼5%를 반드시 갚도록 하는 최저변제액 제도도 도입된다.

▽증권집단소송법 개정안=자산 2조 원 이상 기업의 허위 공시행위가 과거 분식을 반영하거나 해소하는 내용인 경우 2년간 집단소송법을 적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과거 분식으로 계상된 금액을 새로운 분식으로 대체하거나 실질에 맞지 않는 방향으로 가감·수정하는 행위는 새로운 분식으로 간주해 법 적용 대상에 포함시켰다.

▽한국투자공사법안=정부가 갖고 있는 외환 2000억 달러 가운데 10%인 200억 달러를 외국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 중 한국투자공사(KIC)가 설립된다. 하지만 국내 주식이나 부동산에는 투자할 수 없다.

최호원 기자 bes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