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상공서 방사성가스 포착”…‘크립톤 85’ 검출

  • 입력 2005년 3월 3일 18시 10분


미국 정부가 지난해 말 북한 주변에서 채취한 대기를 분석한 결과 ‘사용후 핵연료(spent fuel)’봉을 재처리해 플루토늄을 추출할 때 발생하는 ‘크립톤 85’를 포착했다고 아사히신문이 3일 미국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크립톤 85가 1년 반 만에 다시 검출된 것은 북한이 지금까지 존재가 알려지지 않은 ‘제2의 핵시설’을 갖고 있거나 핵 재처리 작업이 극비리에 계속 이뤄졌을 가능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 가스의 검출을 두고 북한이 협상 카드가 아니라 실제 핵 보유를 목표로 하고 있는 증거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미군은 동해 상공에 띄워 놓은 WC135W라는 기상관측기를 이용해 북한에서 흘러나오는 대기 샘플을 채취하는 방식으로 북한의 핵 활동을 감시하고 있다. 크립톤 85가 검출됐다는 보고는 미국 정부 내의 제한된 간부들에게만 전달됐으며, 가스 발생 시기와 장소 등 자세한 분석 작업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미국 정부는 지난해 9월 북한과 중국의 접경지인 양강도 일대에서 대규모 폭발사고가 발생했을 때 핵 실험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웠지만 크립톤 85와 같은 증거물질이 감지되지 않아 단순 폭발로 잠정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크립톤 85:

사용후 핵연료봉을 절단해 플루토늄을 추출할 때 방출되는 방사성 가스로 북한이 핵 연료봉 재처리 완료를 선언한 2003년 7월경 포착됐으나 그 뒤에는 검출되지 않았다.

도쿄=박원재 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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