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네 현 의회 결정은 한일 양국이 우여곡절 속에 어렵게 쌓아온 동반자관계를 뿌리째 흔드는 행위다. 그래서 일본 국내에서조차 이 조례안에 대한 우려가 표명되고 있다. 일본 외무성은 지난주 시마네 현 지사와 의회 의장에게 조례안 상정 이후 한국정부가 발표한 성명과 민간의 항의 움직임을 상세히 담은 문서를 전달했다.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외상은 직접 “(조례를 만들어) 다케시마가 일본으로 온다면 모르지만 실효적으로 아무런 의미도 없는 일”이라고 했다. 조례 제정이 일본 국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도 시마네 현 의회는 막무가내다. 이는 ‘국익’보다는 ‘현의 정서’를 중시하겠다는 인기 영합적 단견에서 나온 어리석은 행태다.
일왕과 총리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일본의 식민지배에 대해 사과했다. 그런 과정을 거쳐 1998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일본총리는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선언의 키워드는 불행한 역사극복, 화해와 협력,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이다. 국교정상화 40주년을 맞아 올해를 ‘한일우정의 해’로 정한 것도 그런 노력의 산물이다.
한국과 일본은 역내(域內) 안보협력, 국제외교에서 양국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공조,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한 호혜적 경제성장, 중국을 상대로 한 공동대응 등 협력해야 할 일이 한둘이 아니다. 시마네 현의 조례안은 이런 두 나라의 공생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골을 깊게 할 뿐이다. ‘다케시마의 날’ 제정은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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