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들이 결국 신당 창당 등 지금까지 보다 훨씬 더 활발한 정치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보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두 자치단체장의 탈당 이후 충남도의원들과 지난 총선에 출마했던 정치지망생들의 동반 탈당이 이어지면서 그 같은 분위기를 뒷받침하고 있다.
자치단체장은 정당공천을 받는 선출직이다. 지방자치법상 정당 활동이 허용되며, 실제로 정치적 영향력이 커 이론적으로나 실제적으로나 정치인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아직까지는 자치단체장을 정치인 보다는 행정가로 여기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자치단체장이 지나친 정치적 행보를 보일 경우 비난이 쏟아지고, 최근에는 기초단체장의 정당 공천 폐지 문제가 논의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심 지사와 염 시장의 탈당이 자치단체장 정치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물론 이미 서울시장이나 경기도지사 등은 대선 주자의 교두보로 인식되고 있기도 하다.
‘자치단체장 정치시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일부에서는 민선 자치 10년을 맞는 만큼 국회의원과 지구당 위원장 중심의 정치 엘리트 충원 과정도 달라져야 한다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자치단체장이 지나치게 정치지향적일 경우 지방행정이 부실해 질 수 있다는 비판은 여전하다. 지방 살림을 다루는 과정에서 정치적 결정이 많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국의 지방자치단체 구조는 프랑스 등과는 달리 국가사무를 관장하는 정부의 대표(지방장관)가 별도로 파견돼 있지 않으며, 관료들도 상대적으로 자치단체장의 의중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충남도나 대전시 공무원들은 요즘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모습이다.
심 지사와 염 시장이 앞으로 주민의 이익을 위해 얼마나 대승적인 정치 행보를 보일 수 있을지, 자치단체장 정치시대를 열어가는 두 사람에게 주어진 책무가 막중하다.
지명훈 기자 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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