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최근 두 대기업 총수와 잇달아 만났다. 노 대통령은 일요일인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리움(Leeum) 삼성미술관’을 방문했다.
지난해 10월 개관한 이 미술관의 이름은 이 회장의 영문 성(姓)인 ‘Lee’와 미술관(Museum)의 ‘um’을 조합해 만든 것. 관장은 이 회장의 부인 홍라희(洪羅喜) 여사.
노 대통령 부부는 2시간가량 이 회장 부부의 안내를 받아 ‘뮤지엄1(고미술관)’, ‘뮤지엄2(현대미술관)’를 차례로 둘러보며 고 이병철(李秉喆) 삼성 회장이 수집한 국보급 문화재를 비롯해 국내외 유명 미술품을 감상했다. 노 대통령 부부는 관람 후 15분간 이 회장 부부와 차를 마시며 환담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술관과 관련한 대화를 나눴을 뿐 특별한 얘기는 없었다”고 전했다.
이날 미술관 관람에는 아들 건호(建昊) 씨 부부와 딸 정연(靜姸) 씨 부부도 동행했다. 노 대통령은 방명록에 ‘문화한국, 선진한국, 리움 미술관의 개관을 축하합니다’라고 썼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11일 오후 청와대 본관 앞 순환로에서 정 회장과 함께 수소연료전지를 장착한 ‘투싼’ 승용차를 500m가량 시승했다. 국가에너지 자문회의에 앞서 국내에서 개발한 수소연료차를 탄 것. 노 대통령은 시승 후 정 회장에게 “조용하고 참 좋다. 명실공히 수소전지 시대로 간다”며 “내 임기 동안 적극적으로 밀어드리겠다”고 격려했다.
재계에서는 노 대통령이 두 대기업 총수를 잇달아 만난 데 대해 기업과의 친밀감을 높인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시장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청와대 측은 “미술관에 간 것은 대통령 가족의 비공식 문화생활이고, 국가에너지 자문회의는 정부 차원의 공식 회의였다.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말하면서도 ‘재계와의 친밀감 강화가 아니냐’는 의미 부여에 싫지 않다는 표정이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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