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국 정부의 강한 반발에 일본 정부는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사태 추이를 지켜보는 모습이다.
11일 도쿄(東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후소샤 교과서의 역사왜곡 실태를 폭로한 다카시마 노부요시(高嶋伸欣) 류큐대 교수 등은 “후소샤가 검정 신청 교과서의 외부 유출을 금지한 규정을 어기고 고의로 흘린 의혹이 짙다”며 문부과학성에 조사를 촉구했다.
시민단체들에 따르면 교과서 검정이 진행 중이던 작년 11월 말부터 12월 사이에 후소샤 측이 일부 지역의 교육위원회 관계자들에게 문제 교과서의 신청본을 돌렸다는 것. 다카시마 교수는 “교과서 채택을 노리고 일찌감치 선전하려는 의도였을 것”이라며 “규정을 어긴 만큼 검정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후소샤 측은 이에 대해 “고의 유출은 절대 없었다”며 “(시민단체의 행동은) 외압을 통해 교과서 검정작업에 영향을 미치려는 정치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는 교과서 왜곡문제가 한국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지만 관방장관과 외상 등의 공식 브리핑에서 이 문제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교과서 검정 때 주변 국가를 배려토록 한 ‘근린제국 조항’을 부정해 물의를 빚었던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문부과학성 정무관은 11일 중의원 답변에서 “조항 자체를 부정한 것은 아니다”며 자신의 발언을 해명했다. 그는 “조항이 생긴 이후 강제연행이나 군 위안부 관련 기술이 늘었다가 최근에는 줄었다는 사실을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익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서울발 기사에서 “4월의 교과서 검정 결과 발표를 앞두고 한국 언론이 벌써부터 반일 캠페인을 시작했다”며 “그 배경에는 후소샤 판에 대한 반대운동을 진행 중인 일본의 교원노조단체와 지식인들의 공동투쟁을 호소하고, 독도를 둘러싼 영토문제에서 한국 내 반일감정을 끌어올리려는 속셈이 있다”고 주장했다.
도쿄=박원재 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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