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청와대 인사추천회의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최종 재가 절차가 남아 있긴 하지만 정부 관계자들은 한 실장 쪽으로 무게중심이 쏠리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한 실장은 2004년 2월 10일 국무조정실장으로 기용돼 1년 1개월가량 부처 간 조정 업무를 맡아오면서 노 대통령의 국정 운영 기조를 잘 파악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도덕성 검증에서도 특별한 하자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한 실장은 공직생활 초창기(1974∼1982년)에 경제기획원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으나 이후 상공부로 자리를 옮겨 주로 통상 분야에서 근무해 왔다. 그래서 재경부 내에서는 금융 세제분야를 잘 모르면서 경제 부처를 장악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그런 점에서 한 실장이 최종 낙점된다면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김진표(金振杓) 열린우리당 의원을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으로 기용했던 것과 같은 ‘이종(異種)교배’ 인사라는 평가를 받을 것 같다.
또 지난해 하반기 해외 순방 이후 노 대통령이 ‘개방형 통상국가’ 전략을 유난히 강조해 온 점도 한 실장이 부상하는 배경이다.
한 실장이 경제부총리로 발탁되면 외교통상부 통상교섭조정관 출신인 정우성(丁宇聲) 대통령외교보좌관, 국제통상 전문가인 정문수(丁文秀) 대통령경제보좌관 등 통상 쪽에 밝은 인사들이 요직에 대거 포진하게 된다. 공교롭게도 세 사람은 경기고 63회 동기동창이기도 하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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