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수도권 반대파 끌어안기’

  • 입력 2005년 3월 13일 18시 41분


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왼쪽)가 13일 서울 강서구 염창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애연가인 강 원내대표는 이날 금연을 선언하며 단호한 각오로 당 위기 수습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김동주기자
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왼쪽)가 13일 서울 강서구 염창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애연가인 강 원내대표는 이날 금연을 선언하며 단호한 각오로 당 위기 수습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김동주기자
한나라당 강재섭(姜在涉) 원내대표가 13일 기자들을 만나 금연을 선언했다. 자신이 하루 1, 2갑씩 피워왔던 애연가였지만 단호한 각오로 당 위기 수습에 나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위기 수습을 위해 강 원내대표와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내민 첫 번째 카드는 ‘탕평책’. 행정도시법 처리에 반대했던 맹형규(孟亨奎·3선) 임태희(任太熙·재선) 의원을 각각 정책위의장과 수석원내부대표에 내정한 데서도 지도부의 의지가 읽힌다.

▽“당 안정이 우선”=둘 다 TK(대구경북) 출신인 박 대표와 강 원내대표는 수도권 출신인 이들을 기용해 ‘영남당’ 논란을 희석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행정도시법에 반대하는 ‘농성파’ 의원들도 껴안을 태세다.

박 대표는 최근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경기도의 한 사찰에 칩거하다 귀경한 박세일(朴世逸) 의원을 14일 만나 사퇴 철회를 거듭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 의원은 13일 “잡아주는 것은 고마운데, 나는 나대로 국가 발전에 대한 정책적 견해가 있다”고 밝혀 사퇴 철회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박 대표는 재신임을 묻기 위해 당직 사퇴서를 낸 김무성(金武星) 사무총장과 유승민(劉承旼) 대표비서실장, 전여옥(田麗玉) 대변인의 사표는 반려하기로 했다. 기획위원장에는 정병국(鄭柄國) 의원을 내정했다.

한편 강 원내대표는 이날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 논의 시점에 대해서 “올 한 해는 경제 살리기에 최선을 다하고 어차피 대선 정국으로 갈 수밖에 없는 내년 5, 6월 이후가 좋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대파는 장외로=당 지도부의 수습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도 지키기 투쟁위원회(수투위)’를 주축으로 한 반대파 의원들은 장외 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이들은 14일 서울시의회 및 각계 시민단체와 함께 ‘수도 분할 저지 범국민운동본부’(가칭) 결성을 위한 준비 모임을 갖고, 15일엔 수도 분할 저지 궐기대회에 참여키로 했다.

이에 당 지도부는 이재웅(李在雄) 의원을 비롯한 일부 ‘수투위’ 소속 의원들을 원내대표단에 합류시키는 맞불작전으로 나설 태세다. 당이 안정국면에 접어들기까지는 아직도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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