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가 오키(隱岐) 섬에서 160km, 울릉도에서는 90km 떨어진 곳에 있다며 ‘울릉도’를 표시한 지도를 곁들인 것 또한 이례적이었다. 지금까지 일본 언론은 독도의 위치표시 때 울릉도를 생략하는 것을 관례로 삼아 왔다. 울릉도가 오키 섬보다 독도에서 가깝기 때문이다.
나이토 세이추(內藤正中·76) 시마네대 명예교수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7세기 중반까지 바쿠후(幕府)가 도해(渡海·바다를 건넘) 허가를 내주는 등 실효 지배해 왔다는 게 일본 정부 주장이나 매우 조잡한 설명에 그쳐 (일본의) 고유 영토론은 근거가 희박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나이토 교수에 따르면 일본은 1696년 울릉도 도해를 금지했는데 이는 독도를 영토로 간주할 의사(영유·領有)가 없음을 뜻하며 이에 따라 독도에 가는 일본인도 없어졌다는 것. 이런 정황으로 미루어 당시 일본에서는 독도가 조선의 영토로 인식되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일본 정부가 1876년 민간인이 울릉도 개발을 신청한 데 대해 다음 해 최고 국가기관인 태정관(太政官)을 통해 “울릉도와 기타 한 개 섬(독도 지칭)은 본국과는 관계없다”며 거부한 사실을 지적했다. 결국 일본은 독도에 대해 영토가 아니라고 말한 적은 두 번 있지만 영유 의사를 주장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시마네 현 편입 고시보다 5년 앞서 대한제국이 1900년 칙령을 통해 울릉도와 부속 석도(石島:독도)를 영토로 선언해 이미 독도의 영유국이 정해졌다는 점도 확실히 언급했다.
한편 교토(京都)대 호리 가즈오(堀和生) 교수도 1987년 발표한 논문을 통해 1905년 독도를 일본에 편입시킨 것은 일본이 조선 각지에서 저지른 주권 침해나 침략과 같은 성질의 찬탈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도쿄=조헌주 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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