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日, 유엔 인권위 회의서 격론

  • 입력 2005년 3월 17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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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북한 인권 규탄 결의안이 채택되기를 희망한다.”(일본)

“일본은 경제적으로는 부유하지만 도덕적으로는 빈곤한 나라다.”(북한)

16일 스위스 제네바 유엔 인권위원회 고위급 회의에서 북일 양국 대표가 정면으로 맞섰다. 북한은 일본의 과거 만행을, 일본은 북한의 인권 현황을 집중 공격했다.

다음은 주요 발언록.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 외무성 정무차관=일본은 인권이 보편적 권리임을 굳게 믿어 왔다. 인권 향상을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는 나라는 국제사회의 외톨이가 될 것이다. 북한은 납북 일본인 문제 해결에 성의를 보이지 않고 유엔 인권 특별보고관의 활동에도 협력하지 않고 있다.

▽최명남 제네바 주재 북한대표부 대사=일본은 다른 나라의 인권 문제를 말할 자격이 없다. 40년 넘게 한반도에서 반인권적 범죄를 저질렀다. 한국인을 납치하고 여성들을 일본군위안부로 끌고 갔다. 그 역사는 일본인 납치 문제와 결코 비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시마 쇼타로(大島正太郞) 제네바 주재 일본대표부 대사=(북한의 일본인) 납치는 피해자 가족이나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제사회의 심각한 우려 사항이다. 과거사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입장은 그동안 분명히 밝혀 왔다. 다시 언급할 필요가 없다.

▽최 대사=일본은 우리가 돌려보낸 일본인 유골에 대한 DNA 검사 결과를 왜곡했다. 일본은 자신들이 과거에 저지른 반인권적 범죄를 인정하지 않으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책임 있는 회원국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사쭈캉(沙祖康) 제네바 주재 중국대표부 대사=올해 승전 60주년을 맞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1000만 명이 넘는 중국인이 끔찍하게 살해됐다. 이것은 역사다. 누구도 일본의 만행을 잊을 수 없다. 역사의 교훈은 미래를 위한 안내자가 된다. 역사를 망각하는 것은 배신행위다. 일본도 독일처럼 자신의 과거사를 직시해야 한다. 그래야 큰 나라의 위대함을 보여줄 수 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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