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쌀 주려면 새만금농지 필요”

  • 입력 2005년 3월 22일 18시 15분


정부가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조성한 농지에서 생산된 쌀을 북한에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새만금 일대 농지를 주택 등 농지 이외 용도로 전용(轉用)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정부 입장도 확인됐다.

22일 농림부가 서울고등법원에 제출한 ‘새만금 공유수면 매립면허 취소청구소송 관련 항소 이유서’에 따르면 농림부는 새만금 간척사업이 계속돼야 하는 이유로 대북(對北) 쌀 지원 등 7가지를 들었다.

▽“북한에 식량 지원하려면 새만금 농지 필요하다”=농림부가 밝힌 7가지 이유는 △대북한 식량 지원 △도로 및 주택용지로의 전용 가능성 △국제 쌀값 급등 △쌀 재고 감소 가능성 △식량 안보 △농지 감소 △외국 농산물과의 경쟁 심화 등이다.

특히 농림부는 “식량 부족에 허덕이는 북한에 대한 지원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며 “2012년 이후 단계적으로 활용될 새만금과 같은 우량 농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새만금 간척 용지가 대북한 쌀 지원용’이라는 정부의 새로운 논리는 향후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농림부는 또 “도로와 주택 건설에 필요한 수요를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상황 변화에 따라서는 농지 이외 용도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다.

항소이유서가 밝힌 또 하나의 주요 이유는 국제 쌀값 상승과 쌀 재고 감소로 식량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 농림부는 1973년 식량 위기 때 국제 쌀값이 전년도의 3배로 뛴 일을 사례로 들었다. ▽환경단체 이견 여전=환경운동연합 윤준하(尹畯河) 대표는 “갯벌의 경제적 가치가 농지보다 크다”며 “물막이 공사를 중단해 만경강과 동진강이 썩지 않게 해야 한다”는 기존 주장을 고수했다.

학계 일부에서는 새만금 일대를 관광용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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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새만금 농지가 필요한 7가지 이유(정부 주장)▼

○ 북한 식량 지원

○ 도로 및 주택용으로 전용 가능

○ 흉년으로 쌀 재고 감소 가능성

○ 미국 캘리포니아산 쌀값 급등

○ 세계식량기구 식량 재앙 임박 경고

○ 기상재해로 우량농지 감소

○ 외국 농산물과의 경쟁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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