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라이트’ 운동의 싱크탱크를 자처하는 ‘뉴 라이트 싱크넷’이 24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정동 배재100주년기념관에서 창립식을 갖고 본격 활동에 들어간다. 창립식에서는 창립선언문 낭독에 이어 성신여대 김영호(金暎浩·국제정치학), 성균관대 김일영(金一榮·정치외교학) 교수가 ‘왜 뉴 라이트인가’를, 홍익대 김종석(金鍾奭·경제학), 인천대 조전혁(趙全赫·경제학) 교수가 ‘뉴 라이트 이념과 한국경제의 비전’을 주제로 논문을 발표하고 토론을 벌인다. 싱크넷 참여자들과 뉴 라이트 운동의 이념적 지향성 등을 알아본다.》
▽참여자와 활동 계획=창립식 당일 논문을 발표하는 네 교수와 충남대 김학성(金學成·국제정치학), 한림대 전상인(全相仁·사회학), 경희대 정진영(鄭璡永·정치학), 중앙대 제성호(諸成鎬·법학), 경기대 조성환(曺成煥·국제정치학), 상명대 조희문(趙熙文·영화학), 이화여대 함인희(咸仁姬·사회학), 국민대 홍성걸(洪性傑·행정학) 교수 등 40대 중후반의 교수 40여 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창립선언문에서 “뉴 라이트 싱크넷은 자유주의, 실용주의, 미래지향의 정신으로 뉴 라이트 운동의 이념적 지향을 정립하고 한국 사회의 선진화에 필요한 정책적 대안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싱크넷은 20∼30명의 상임집행위원회를 구성하고 정치, 외교안보, 경제, 교육, 법률, 행정, 사회, 문화예술, 과학, 언론, 북한·통일, 여성 등 12개 분과별로 매달 한 차례씩 포럼을 개최해 뉴 라이트 운동의 이념적 지표를 정립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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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인식=‘대한민국은 지금 표류하고 있다’는 게 발기인들의 현실진단이다.
반(反)시장주의는 외국자본과 거대노조의 득세를 가져왔고, 분배와 균형의 추구는 성장 잠재력의 약화와 빈부격차의 심화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또 참여민주주의는 민중주의의 위험을 가져왔고, 권력을 장악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생각은 반자유주의와 반법치주의의 상황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뉴 라이트의 이념=김영호 김일영 교수는 발표문에서 “뉴 라이트는 21세기 한국판 르네상스운동”이라고 규정하고 “뉴 라이트는 낡은 보수와 극단적 진보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이념과 정책적 대안을 제시해 선진화를 실현하려는 운동”이라고 말했다. 외환위기 이후 지속되는 생활고와 만성적 청년실업, 최근 극심한 이념 논란, 북한 핵문제에 의해 야기된 안보 불안을 탈피하기 위한 새로운 이념적 근거를 제공하려는 운동이 바로 뉴 라이트 운동이라는 것.
두 교수는 “한국의 르네상스는 인간사랑, 개인의 창의성 존중, 분열이 아닌 통합의 원리, 실용주의에 기초해야 한다”며 “자유주의의 재발견을 통해 건국, 산업화, 민주화 과정을 거쳐 온 우리의 성공적 역사를 단절과 청산이 아니라 계승과 발전의 관점에서 이해하려는 패러다임적 전환”이라고 말했다.
▽뉴 라이트의 지향=발기인들은 올드 라이트 및 올드 레프트와의 차별화를 통해 뉴 라이트 정책 방향의 실마리를 제시했다.
우선 뉴 라이트는 한국 현대사를 무결점으로 보려는 올드 라이트의 자만과 청산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올드 레프트의 자기비하를 거부하는 계승과 발전의 역사관을 갖고 있다는 것.
사회 질서와 관련해서 뉴 라이트는 개인의 자유와 자율성, 법치주의를 추구한다. 뉴 라이트는 또 노무현 정부 출범 후 보수 진보진영 간에 논란이 됐던 한미동맹에 대해서는 ‘실용주의적 노선에서 동맹관계를 지속하며 미국을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뉴 라이트는 대북정책에서도 차별성을 보이고 있다. 올드 라이트의 ‘흡수통일론’이나 올드 레프트의 ‘선(先) 포용, 후(後) 통일론’과는 달리 뉴 라이트는 북한의 국가적 실체를 인정하면서 동시에 민주주의와 인권의 입장에서 대북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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