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지지도 상승에 한나라당 초긴장

  • 입력 2005년 3월 30일 10시 57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최근 50%대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나자 한나라당이 초긴장하고 있다.

행정도시법 등으로 극심한 내홍을 겪으며 바닥을 치고 있는 한나라당은 최근 독도 문제 등으로 노 대통령에 대한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급상승하자 "혹시나 했던 일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패배주의적 분위기마저 감지되고 있다.

▼"제대로 이슈 한번 제기 못했다"▼

김무성 사무총장은 30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노대통령의 지지도가 상승했다지만 국민은 치안 부재로 고통받고 있다"며 "노대통령의 지지도 상승은 일본에 대해 속 시원히 할말을 했다는 것 외에는 별로 없다"고 폄훼했다.

그러나 당내 전략통이나 여의도연구소 등에서는 "한나라당은 올 해 들어 제1야당으로서 제대로 된 이슈 제기 한번 못하고 면피용 발언만 난무하고 있다"며 분위기 반전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10% 포인트 이상 지지도가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심지어 영남 보수파인 최구식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은 "올해 들어 이슈 제기는 한 것 없이 모두 박 대표 흔들기에만 나서 권력의 진공 상태만 보여준 꼴이 됐다"며 "더 이상 3대 법안 놓고 여권에게 말려들어서는 올해 내내 끌려다닐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10%포인트 이상 지지율 빠져나갈 수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을 지낸 박형준 의원은 "최근 청와대 인사들을 만났더니 한나라당에 대해 '제발 지금처럼만 해달라. 그러면 2007년에도 우리가 먹는다'고 호언장담하더라"고 전했다.

이에 남경필 등 당 내 개혁소장파들은 "한나라당식 개혁에는 시간이 걸린다"며 좀 더 지켜보자는 반응을 보이고 있으나 개혁의 일정조차 제대로 설정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당 내 상당수는 "혁신위원회가 어떤 형식으로든 한나라당이 변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홍보 창구인데 혁신위의 역할 범위를 놓고 지도부와 마찰 빚으며 정력 소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디지털뉴스팀

◆여론조사 결과◆

29일 청와대 측에 따르면 대통령여론조사비서관실에서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26, 27일 이틀 동안 전국의 20세 이상 성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매우 잘 한다' 또는 '잘하는 편이다'라는 응답이 48%를 기록했다. 반면 '매우 잘 못한다' 또는 '잘못하는 편이다'라는 응답은 50%로 나왔다.

이번 여론조사는 청와대 측이 매월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조사다. 그동안 노 대통령의 지지도는 지난해 10월 말 28% → 지난해 12월 말 38% → 올해 2월 말 44%로 지난해 10월 바닥을 친 뒤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노 대통령의 지지도는 지난해 5월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기각 직후 50%대를 기록했다가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최근의 지지도 상승은 노 대통령이 대일(對日) 외교의 기조를 강경노선으로 전환한 것이 주원인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번 조사에서도 노 대통령이 23일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대일 걍경노선을 밝힌 데 대해 '공감한다'는 의견이 89%로 압도적이었다. '민감한 외교 현안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것이 어떤가'라는 질문에도 '적절하다'는 의견이 68%에 이르렀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국정이 전반적으로 안정되면서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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