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교과서 검정 5일 발표]韓日관계 ‘强 대 强’ 치닫나

  • 입력 2005년 4월 4일 18시 20분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다.”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은 역사왜곡 교과서에 대한 일본 정부의 검정결과 발표를 하루 앞둔 4일 초조한 심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이날 정부는 하루 종일 긴장에 휩싸였다. 독도 및 역사왜곡 교과서가 가지는 폭발성으로 인해 한일관계가 나락으로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일본 정부가 합격시킨 것으로 알려진 공민(사회)교과서에 독도 영유권 주장이 새로 추가된 점은 명백한 개악이라고 판단하고 있어 강력한 대응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일본이 대륙을 침범할 때만 아시아 지역에서 전쟁이 발생했다. 임진왜란 청일전쟁 러-일전쟁이 그 대표적인 경우”라며 “이 같은 국가 간 영토 침범은 구시대의 산물”이라고 비판했다.

이 총리는 이어 “(일본의) 수미일관하지 못한 태도에 대해 도덕적으로나 외교·정치적으로 우리가 우위에 서서 주변 국가와 국민에게 알릴 수 있는 이론의 입론(立論)이 필요하다”며 “이를 외교통상부가 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외교부는 학계 언론계 시민단체는 물론 일본 내 양심세력과 연대해 일본의 역사왜곡에 강력히 대처할 방침이다. 그러나 정부는 실효성이 약한 주일 한국대사 소환과 같은 극단적 조치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이와 함께 공민교과서는 독도 문제 처리 원칙에 따라, 역사교과서는 역사 문제로 한정해 각각 대처한다는 분리대응 방침을 굳혔으나 이들 사안에 대한 양국 간의 시각차가 워낙 커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이 많다.

한일 외무장관은 파키스탄에서 열리는 아시아협력대화(ACD) 회의 참석을 계기로 7일 회담을 가질 예정이지만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도쿄=박원재 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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