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α’ 방정식=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민주당 껴안기’에 공을 들이는 것은 그 전략적 효과가 ‘보이는 것 이상’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세가 강한 호남지역을 넘어 수도권 내 호남 출신 유권자에 미칠 파장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호남(광주, 전남·북)에서 92.3%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득표율은 4.9%에 그쳤다. 당시 두 후보의 전체 표차는 57만 표에 불과했다. 이 후보가 호남권에서 10%만 더 얻었다면 3만여 표 차 승리가 가능했다.
김대중(金大中) 후보가 이회창 후보를 39만 표로 눌렀던 1997년 대선 때, 이 후보는 호남에서 10%만 득표했어도(실제 득표율은 3.27%) 승리를 거뒀을 것이다.
▽‘민주당 효과’=만약 민주당이 2007년 대선에서 독자 후보를 낸다면 여권의 표 분산은 불을 보듯 뻔하다. 실제 15, 16대 대선 표차는 각각 39만, 57만 표였다. 17대 대선에서 다른 조건이 같을 경우 민주당 후보가 출마해 호남에서 60만 표만 가져가면 열린우리당은 대선에서 한나라당에 진다는 결론이 나온다. ‘호남+충청’을 기반으로 성장한 열린우리당으로서는 민주당과의 통합이 사활을 건 대선 전략이 될 수밖에 없다.
열린우리당의 한 의원은 “지금까지는 이인제(李仁濟) 후보 등 주로 저쪽(한나라당) 표를 가르는 제3의 인물이 대선에 출마했다”며 “그러나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출마한다면 그건 우리에게 재앙”이라고 토로했다.
한나라당으로서는 호남표 중 일부만 더 건진다면, 또는 ‘호남 독자후보’가 나와 준다면 대선은 그만큼 쉬워진다는 얘기다.
당장 4·30 재·보선에서 호남세가 강한 경기 성남 중원과 목포시장 선거 결과는 ‘민주당 효과’를 검증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의 한 핵심인사는 “그동안의 대선 구도는 영남과 호남이 각각 특정 정당에 절대적으로 쏠렸고, 중부권은 적절하게 표가 배분돼 왔다. 호남이 분열되면 열린우리당에 결정적으로 불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열쇠는 DJ ?=민주당은 열린우리당이나 한나라당과의 합당 등에 극도의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여야의 구애는 어디까지나 자기들의 필요에 의한 것일 뿐 민주당의 재건에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DJ가 2월 17일 “우리나라에서 민주당 같은 훌륭한 정당이 어디 있느냐. 여러분이 잘 발전시켜 달라”고 당부한 데 부쩍 고무돼 있다.
그러나 ‘김심’의 향배는 유동적이다. 민주당의 다른 인사는 “DJ는 어차피 뿌리가 같은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서로 싸우는 상황을 불편하게 생각할 수 있으며, 이 때문에 여권의 대선 구도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15, 16대 대선 당시 후보별 득표 상황 | ||||
분류 | 호남 득표 수 | 호남 득표율(%) | 전국 총 득표차 | |
15대 대선 | 이회창 | 10만7942표 | 3.27 | 39만557표 |
김대중 | 289만9773표 | 92.90 | ||
호남 총 투표자 | 329만8946명 | |||
16대 대선 | 이회창 | 14만5277표 | 4.87 | 57만980표 |
노무현 | 275만 1741표 | 92.28 | ||
호남 총 투표자 | 298만1653명 | |||
자료:중앙선거관리위원회 |
후보별 호남지지율 변화를 가정할 경우의 대선결과 | ||||
분류 | 호남에서 득표조건 | 이회창 득표(가정) | 김대중 득표(가정) | 결과 |
15대 대선 | 이회창 10% 얻고 김대중 85% 얻었을 경우 | 32만9895 | 280만4104 | 이회창 28만3890표차로 승리 |
16대 대선 | 이회창 15%얻고 노무현 80%얻었을 경우 | 44만7248 | 238만5322 | 이회창 9만7410표차로 승리 |
단, 다른 지역 득표수는 동일하다고 가정. |
윤영찬 기자 yyc11@donga.com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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