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대사 "북한 적대정책은 금메달감"

  • 입력 2005년 4월 6일 15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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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로 공식 취임하기 위해 6일 공식 이임식을 가진 크리스토퍼 힐 주한미국대사가 대사로서의 '마지막 공개행사'에서 북한에 대한 실망과 불만을 강력히 피력했다.

힐 대사는 이날 오전 평화네트워크 주최로 국가인권위원회 11층 배움터에서 '2기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북핵문제'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북한이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을 문제 삼는데, 적대정책에 관한 한 북한이 금메달감"이라고 주장했다.

힐 대사의 이날 답변태도는 지난해 7월 취임한 이래 가장 직설적으로 대북비난 메시지를 밝힌 것이고, 논란이 있던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지금까지와는 달리 단호하고 명료한 대답을 내놓았다.

힐 대사는 '폭정의 거점(outpost of tyranny)'이란 말을 철회할 의사가 없느냐는 토론자의 질문에 "북한정권의 본질에 대해서는 계속 이야기 할 것"이라며 "내가 북한주민의 미래를 결정지을 수 있는 협상을 다뤄야 하는 지도자라면 청문회에서 나온 세 마디 단어에 집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힐 대사는 "'거점(outpost)'이라는 개념은 '고립된 지역'이라는 뜻인데 북한행 비행기편 스케줄을 보면 고립되어 있는 지역이라는 것을 금세 알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또한 '폭정(tyranny)'란 단어에 대해서도 "인권 자유 등 범세계적인 가치가 북한 내에서는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힐 대사는 미국의 북한을 협상상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서도 "북한이야말로 협상을 받아들이려는 진지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며 "지난달 31일 6자 회담을 군축회담으로 하자는 주장 역시 진지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6불화 우라늄에 대해서도 "리비아에서 발견된 것이 북한산이라는 증거가 있다"며 "과거에도 외화를 벌기 위해 불법물품 거래를 했던 북한이 브로커 역할을 한 파키스탄의 A. Q.칸 조직을 통해 리비아로 수출한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밖에 힐 대사는 HEU 프로그램과 관련, "고농축 우라늄 처리와 관계된 '고가의 특화된' 장비를 북한이 구입했다는 증거도 가지고 있다"며 "북한이 증거를 은폐하고 미국이 그것을 찾아내려고 하는 '애들장난(child play)' 같은 짓은 그만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태원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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