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와 기록관리의 결합 및 기록물에 대한 전문적 관리 등이 더 이상 정부의 전유물이 아니게 된 셈이다.
조계종은 올해부터 종교계에서는 처음으로 업무 수행과 동시에 생성된 문서를 자동 관리하는 기록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운용에 들어갔다.
조계종은 앞서 2000년부터 2년여에 걸쳐 일제강점기의 승적부와 승려대회기록 등 교단이 보관해 오던 9000여 철의 문서를 기록물관리국제표준인 ‘국제표준화기구(ISO) 15489’에 따라 분류했다. 이후 추가로 수집한 2만4000여 점의 문서와 함께 지난해 1월 개관한 총무원(서울 종로구 견지동) 중앙기록관에 보관해 오고 있다.
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는 신일교회(서울 중구 신당4동)는 지난해 10월 역사관을 따로 세우고 교회 및 기독교계의 사료(史料) 수집에 나섰다.
신일교회 역사관은 문서와 사진, 비디오 기록 등 3만9000여 점의 교회사료는 물론 1801년 일어난 신유(辛酉)박해의 전말을 기록한 ‘황사영 백서’의 필사본 등 기독교계의 희귀문서도 다수 소장하고 있다.
이 밖에 천주교 원주교구(교구장 김지석·金智錫)는 교구 설립 40주년을 맞아 기록관 설립을 추진 중이다.
1946년 한국인에 의해 처음으로 설립된 한국순교복자수녀회(서울 용산구 청파동)도 창립 60주년을 앞두고 일기장 등 관련 기록 6000여 점을 분류, 정리할 계획이다.
삼양사(회장 김윤·金鈗)는 지난해 창사 80주년을 맞아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업무와 관련된 모든 문서와 정보를 온라인상에서 검색해 활용할 수 있는 ‘통합문서관리시스템’을 구축했다.
단순한 정보의 전산화 차원을 넘어 결재와 인사, 구매, 자산관리 등 모든 업무가 온라인상에서 이뤄지고 나아가 업무 수행과 동시에 문서관리가 이뤄진다는 게 이 시스템의 특징.
조병린(曺秉麟·부사장) 경영지원실장은 “새 시스템 구축 후 결재시간이 3일에서 5시간으로 줄고 종이문서 비용도 80%가량 주는 등 생산성이 크게 향상됐다”고 말했다.
23년의 역사(전신인 한국공해문제연구소 포함)와 8만 명의 회원을 가진 환경운동연합은 올해 중 오프라인 중심의 기록관리체계를 온라인 중심으로 바꿀 방침이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환경운동에 대한 정보와 경험이 잘 공유되지 않고 있다”며 “기록시스템의 개선이 환경운동을 한 차원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종대 기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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