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상황실 서모 행정관은 지난달 31일 천 실장에게 “지난해 11월 철도청의 유전개발사업에 대해 경위를 조사한 적이 있다”고 보고했으나 천 실장은 이달 18일 민정수석비서관실에 이를 통보했다고 김만수(金晩洙) 청와대 대변인이 24일 밝혔다.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 안택수(安澤秀) 의원이 국회 건설교통위 회의에서 청와대의 개입 의혹을 주장한 22일 오후에야 민정수석비서관실로부터 이 사실을 보고받았다.
국정상황실이 지난해 11월 경위 조사를 하고도 윗선에 보고하지 않고 종결 처리한 데 이어 최근 이 사건이 불거진 뒤에도 내부 보고를 즉시 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청와대가 관련 의혹을 은폐 축소하려 한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김 대변인은 “의혹을 은폐하거나 개입하려는 시도는 일절 없었다”고 부인했다.
천 실장은 이에 대해 “지난해 11월 정책점검 사안으로 적절하게 처리했다는 내용인 데다 정치권 개입이나 비리 의혹과는 관련이 없는 내용이어서 보고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고 해명했다.
한편 청와대는 24일 유전사업의 재원조달 문제를 지적한 국가정보원의 최초 정보보고 문서를 기자들에게 열람하도록 공개했다.
지난해 11월 9일 국가정보원이 국정상황실에 전달했던 ‘철도청의 러시아 유전개발업체 인수계획 무산 위기’라는 제목의 대외비 문건은 배포처가 ‘경제부총리, 산업자원부 장관, 건설교통부 장관, 정책기획수석비서관(현 경제정책수석비서관), 경제보좌관’으로 돼 있다.
따라서 당시 이들 부처가 사건 의혹이 확산되기 이전에 철도청 유전사업의 문제점을 인지했는지, 적절한 조치를 취했는지 여부를 놓고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산업자원부 고위관계자는 “철도청의 러시아 유전개발사업이 어려워졌다는 보고를 받은 적이 있지만, 한국크루드오일이 10월 2일 신고 접수를 마친 이후였기 때문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정경제부와 건설교통부 측은 “보안규정상 그런 보고가 있었는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김두영 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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