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선거 풍속도]돈은 없고…말은 많고…

  • 입력 2005년 4월 29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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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 국회의원 재선거는 종전과 다른 특징적 양상을 드러냈다. 중앙당의 빈약한 지원, 뻥튀기기 발언 및 공약, 당 의장(대표)의 대리전이다.

▽중앙당의 빈약한 지원=열린우리당 박기춘(朴起春) 사무처장은 29일 “중앙당에서 각 지역구에 한 푼도 보내준 게 없다”고 밝혔다. 충남 공주-연기 지역 열린우리당 후보 측은 “그나마 의원 몇 분이 지원 유세를 와 후원금으로 100만 원 정도씩 도와준 게 큰 힘이 됐다”며 “돈이 부족해 사무실 집기 구입과 현수막 비용 지출도 망설였다”고 털어놨다.

한나라당도 사정은 비슷하다. 김무성(金武星) 사무총장은 “중앙당의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아 각 후보가 선관위에 내는 기탁금 1500만 원만 중앙당에서 지원했다”고 밝혔다.

▽뻥튀기기 발언 및 공약=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은 최근 경북 영천과 경기 성남 중원지역을 각각 방문해 이 지역 열린우리당 후보들을 거론하며 “당선되면 국회 건교위원장이 될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에 한나라당은 “건교위원장 자리가 몇 개나 되느냐”고 비판했다. 한나라당의 영천 지역 개발 공약도 도마에 올랐다. 대구지하철을 영천까지 연장하고 영천에 10만 명이 사는 200만 평 규모의 전원형 미래도시와 지방 최대의 영어마을 및 자립형 특수목적고를 만들겠다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의장(대표)의 대리전=유권자들이 인지도가 떨어지는 후보들은 기억 못하는 반면 열린우리당 문 의장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만 알아보는 바람에 이들의 대리전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문 의장은 선거운동 기간에 경합지역을 중심으로 평균 3, 4차례씩 방문해 기호 1번을 뜻하는 양손 엄지손가락을 올려 세우며 강도 높은 유세전을 펼쳤다. 한나라당에선 박 대표가 사실상 혼자 선거를 치르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29일 박 대표가 영천의 개인택시조합을 방문했을 때 택시운전사 정모(35) 씨는 “박 대표가 손 한번 잡아주면 마음이 확 바뀐다”고 말했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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