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씨는 “이 의원이 허문석 씨에게 소개 전화를 해 줬고 허 씨의 안내로 이기명 씨 사무실에 찾아갔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씨는 “전 씨가 누구든 물고 들어가야 죄가 가벼워지는 줄 아는 모양”이라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이 씨는 “이 의원 사무실에서 우연히 전 씨를 만났지만 유전사업 이야기를 한 기억이 없다”고 주장했다. 둘 중 한 사람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전 씨는 “이 의원이 소개해 주고, 이 씨도 있으니 사업이 잘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검찰에서 말했다고 한다. 두 이 씨가 어느 정도 개입했는지 현재로선 알 수 없지만 전 씨가 두 이 씨를 만났다는 시점 이후 철도공사는 법적 절차를 무시하고 속전속결로 러시아 유전투자를 밀어붙였다.
이 씨는 고교동창인 허 씨를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박양수 대한광업진흥공사 사장에게 소개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 씨는 또 허 씨가 인도네시아로 출국하기 직전 통화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이 ‘피의자 소환사실 공개 및 사진촬영 전면 금지’를 발표한 것은 유전 투자 의혹에 대한 수사 초반이었다.
이 씨는 지난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의 후원회장으로 현 정권 탄생에 상당한 역할을 했다. 그는 공식 직책은 없지만, 대통령이 지난해 6월 그를 옹호하는 편지를 공개한 것만 보아도 ‘공인(公人) 이상의 공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씨는 또 이 의원의 후원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두 이 씨는 자신들을 둘러싼 여러 정황에 대한 검찰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
검찰이 두 이 씨의 유전 투자 개입 여부를 분명히 밝히지 못하면 의혹은 풀리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특검으로 가는 길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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