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與서 어르고 뺨치나”…文의장 구애속 유시민 ‘딴지’

  • 입력 2005년 5월 3일 19시 01분


“해도 너무하는 것 아니냐.”

민주당이 여권의 이중적 태도에 발끈했다. 열린우리당에서 4·30 재·보선 참패 이후 민주당과의 통합론을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나오자 ‘병 주면서 약 주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열린우리당 문희상(文喜相) 의장이 2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민주당과의 통합론을 제기한 데 대해 유시민(柳時敏) 의원이 3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민주당을 자극하며 통합론을 비판한 것이 발단이 됐다.

유 의원은 “(분당 이후) 민주당은 아무 것도 변한 게 없다”며 “조선시대 여자 보쌈도 아니고 공개적으로 싫다고 하는 상대를 갖고 계속 결혼하자고 우기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민주당은 “민주당은 열린우리당이 갖고 노는 탁구공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유종필(柳鍾珌)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 의장을 겨냥해 “안 한다는 통합론을 자꾸 꺼내는 열린우리당은 ‘스토커’냐”라고 반문한 뒤 유 의원에 대해서도 “(한국 정치에) ‘유시민 바이러스’가 끼치는 해악이 크다”고 비난했다.

유 대변인은 이어 “말리는 사람이 또 민주당을 능멸하고, 스토커보다도 더 지능적으로 민주당을 괴롭히고 있다”고 유 의원을 거듭 비판했다.

검찰이 이번에 당선된 민주당 소속 정종득(丁鍾得) 목포시장에 대해 선거법 위반혐의로 수사에 착수한 것도 민주당을 자극했다. 통합론의 애드벌룬을 띄우면서도 다른 한편에선 윽박지르는 여권의 이중플레이라는 판단에서다.

민주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정 시장에 대한 전격수사 착수는 호남지역에서 민주당의 상승세가 두드러지자 민주당 문을 두드리는 단체장들의 움직임을 차단하려는 포석 아니냐”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조만간 당명을 ‘새천년 민주당’에서 ‘민주당’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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